2022. 11. 17. 07:39
간다 마사리노가 쓴 《비상식적 성공 법칙》에 '하기 싫은 일'을 적어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를 적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목표에는 좋은 목표와 나쁜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나쁜 목표는 좋은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입니다. 어쩌면 저처럼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 하기 싫은 일이 업무의 태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업 자체가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사무실에 도착해 A4 몇 장을 꺼내고 펜을 잡았습니다. 몇 분만에 두 페이지를 채웠습니다. 쓰는데 어렵지 않았습니다. 일은 물론 일상의 태도 중에도 하기 싫은 일은 다양했습니다. 우유부단한 결정 장애, 하고 싶은 말을 제때 못 하는 성격, 남의 눈치를 보는 태도, 월급을 위해 입을 닫아야 하는 마음 등. 쓸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하기 싫은 걸 잘하려는 노력이 결국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은 곧 자신의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말주변이 없어 제때 말을 못 하는 것일 수 있고, 주관이 뚜렷하지 않아 우유부단할 수 있고, 당당하지 못해 눈치를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장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을 조리 있게 할 것이고, 자신감 있고 당당한 자세와 가치관이 뚜렷하다면 우유부단할 필요 없을 것입니다. 단점이 있고 단점을 감추려다 보니 내 뜻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단점을 고치는 과정을 통해 변화하게 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적고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적어봤습니다. 적다 보니 자연히 하기 싫은 일의 반대 내용이 많았습니다. 간다 마사리노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맞는 것 같습니다. 종이에 적으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년 전 시작은 막막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몇 가지는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버킷리스트라고 스마트폰에 적어놓은 게 있었습니다. 1년에 300권 독서를 두 번 해냈고, 내 이름의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꿈도 있습니다. 적어놓은 걸 떠올릴 때면 내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상기하게 됩니다. 오늘 다시 종이에 적으며 그때는 적지 못했던 것들이 제법 늘었습니다. 그때는 목표를 이끄는 비전이 선명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줄 수 있는지도 불확실했을 때였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이 보입니다.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도 선명해졌습니다. 어디에 가치를 두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알았습니다.
어제 퇴근길 차 안에서 김창옥 강사의 동영상을 봤습니다.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는 순서였습니다. 질문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5년 뒤 퇴직을 앞둔 남편에게 조언을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창옥 강사는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을 예로 들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죠스'에서 상어가 나타나는 장면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음악입니다. 긴장감 뒤에 다시 희망을 주는 경쾌한 템포와 활기찬 음이 이어집니다. 곡이 진행되는 동안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고 하면서 우리 인생도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힘들 때도 있고 잘 나갈 때도 있습니다. 그런 반복이 삶이라고 합니다. 영원한 게 없다고 생각하면 지금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삶이 모자라다고 말합니다.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입니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도 언젠가 끝이 납니다. 끝이 나는 때를 준비해야 한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그 시작이 지금까지 해온 하기 싫은 일을 적어보면서입니다. 인생은 좋은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성격에도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습니다. 내 일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기 싫은 게 분명 있습니다. 잘하는 걸 발견해서 발전시키면 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겠지만, 잘하지 못하는 걸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지고 결국 잘하게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성공일 것입니다. 단점에 눈을 돌려 개선하는 노력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면 이 또한 가치 있는 삶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개개인이 가진 경험은 세상 누구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믿음이 두 번째 삶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줄 거로 생각합니다.
2022. 11. 17. 0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