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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Nov 18. 2022

2년째 아몬드를 먹지만  다람쥐는 아닙니다

2022. 11. 18.  07:34


건강 정보로 방귀 좀 뀌는 이들은 한결 같이 말합니다. 땅에서 나는 걸 먹어야 된다고요. 왜 그럴까요? 땅에 뿌리를 내린 것들은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 자리에서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투명한 유리 방어벽을 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바람 불면 바람 맞고, 비 오면 비에 젖고, 사람 손에 속절없이 꺾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자신들의 몸속 성분을 조정하기에 이릅니다. 저마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진화했습니다. 어떤 녀석은 치명적인 독을 품기에 이르렀고요. 식욕에 이끌려 멋모르고 먹었다가는 마비가 오기도, 속이 뒤집어지면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동물도 마찬가지고요. 다행인 건 우리가 먹을 수 있다고 밝혀진 식물이 가진 자기 보호 성분은 인간에게 이롭다고 합니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저마다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오래지 않았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온 시간이 더 길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인간 유전자는 자연에서 유래한 것들에 더 익숙해 있다고 말하는 학자가 많습니다.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셀 수 없이 많고요.


2년 전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은 거르고 12시에 첫 끼를 먹습니다. 시작한 몇 달은 의지로 버텨냈습니다. 덕분에 몸무게를 10킬로그램 뺄 수 있었습니다. 빼는 것보다 중요한 게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단단한 각오로 시작했으니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식단관리 시작 전보다 먹는 양을 2/3 정도로 줄였습니다. 익숙해지니 적게 먹어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몸도 적응하면서 적게 먹는 게 편해졌습니다. 몸이라는 게 참 이상합니다. 먹는 양이 줄어도 끼니마다 허기를 느끼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쓰다 보니 당연한 말이네요. 다시 말해 점심밥을 먹기 전까지 배고픔을 견디는 게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아침 대용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이유는 당 성분 때문입니다. 세 끼 밥을 통해 섭취하는 당분에 의해 몸무게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살을 빼고 싶어도 못 뺐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밥은 한 끼만 먹기로 했고, 아침 식사로 밥은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쉽게 구하고 편하게 먹되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와 달걀을 선택했습니다. 달걀 2알이나 아몬드, 캐슈너트, 호두 등 견과류 한 줌을 번갈아 가면서 먹고 있습니다. 단백질, 지방 위주여서 먹고 나면 포만감이 듭니다. 점심을 먹기까지 든든합니다.  


식단관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적게 먹고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었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적응해가니 적게 먹는 데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먹는 즐거움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안 먹는 건 아닙니다. 유난히 먹고 싶은 게 당기는 날은 참지 않고 먹어줍니다. 어쩌다 한 번 먹으니 그 기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물론 죄의식을 갖지 않습니다. 잘 참아온 나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게 먹고 나면 한 동안은 멀리할 수 있으니까요. 점심밥도 2년 가까이 한 가지 메뉴로 먹고 있습니다. 한 그릇 안에 담긴 건, 신선한 야채, 닭가슴살, 달걀, 현미밥, 약간의 견과류, 스윗 포테이토 입니다. 몇 가지는 가공된 걸, 몇 가지는 자연 그대로를 먹습니다. 《50 이후,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습관》에서는 나이 들수록 성분표가 있는 음식을 멀리하라고 합니다. 성분표가 있다는 건 가공을 의미하고, 그 안에 어떤 성분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또 우리 몸에는 가공된 음식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먹어야 된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지 않는 이상 완벽히 자연의 식재료만 먹을 수 없을 겁니다. 물론 그들도 인공의 식재료를 먹기는 하지만요. 저도 그렇고 이 책에서 말하는 건, 가급적 자연에서 나온 재료 위주로 먹는 비중을 넓히라는 겁니다. 익숙한 맛이 아니어도 결국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건 그런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수록 건강을 챙기는 게 꼭 필요합니다. '복팔분 무의'라고 했습니다. 뱃속을 8할만 채우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너무 적게 먹는 것도 영양 불균형을 부르지만, 너무 많이 먹는 건 더 안 좋은 결과를 낳는 것 같습니다. 적당한 선을 유지하되 이왕이면 건강한 식재료를 먹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년 동안 견과류와 달걀로 아침을 대신해 왔습니다. 주머니 사정, 스트레스, 주변 상황에 의해 오롯이 좋은 것만 먹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땅에서 나온 것들로 채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마 나이 들수록 더 필요할 테고요. 손이 다쳤을 때 옆에서 떠먹여 줄 수는 있지만 먹은 걸 비우는 건 온전히 자기 역할입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좋은 식재료를 찾아 먹는 노력을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살아온 만큼 앞으로 살아야 한다면 잘 사는 노력은 당연합니다. 우선 먹는 것부터 내 의지대로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몸도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반응해 줄 것입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미소 지을 수 있게 말입니다.


2022. 11. 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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