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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06. 2023

[달리기] 달리기와 글쓰기

내 몸을 위해 시작했다.

달릴 때 편한 옷과 신발로 갈아입고 그냥 달린다.

목적지는 출발했던 곳이다.

달리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오래 묵혔던 걱정도 올라온다.

내일 있을 일도 고민한다.

걱정과 고민은 오래 못 간다.

달리지 않았다면 걱정과 고민은 꼬리를 문다.

적어도 달리는 동안은 금방 잊고 계속 달린다.

30여 분, 4.5킬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마음은 가볍다.

숨이 차고 땀이 흐를수록 숨과 땀에 집중하게 된다.

출발선에 다다를수록 다리는 당기고 숨도 거칠어진다.

마지막 몇 미터를 있는 힘껏 달릴 때, 아무 생각 없어진다.

그리고 다시 처음 출발했던 곳에 도착한다.

발을 멈추면 그제야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일부러 주저앉지 않는다.

주저앉으면 나에게 지는 것 같다.

허리가 뻐근해도 버티고 서서 숨을 고른다.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힌다.

몇 분 동안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히고 나면 다시 생각이 올라온다.

달리기 전보다는 적어도 하나는 얻었다.

오늘도 한 바퀴 완주 한 성취감이다.

한 편의 글을 쓰는 과정도 다르지 않다.

처음은 막막하다.

끝까지 쓸 수 있을까?

쓰다 보면 몇 번의 고비가 온다.

내 글에 자신감이 떨어진다.

이 내용을 쓰는 게 맞을까?

말하고 싶은 내용대로 쓰고 있나?

시간은 부족하고 생각은 안 떠오르고.

근근이 쥐어짜 겨우 마무리 짓는다.

그제야 움츠렸던 어깨에 힘을 푼다.

어떻게든 한 편을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이 든다.

오늘도 글 한편 써냈다고.

달리기도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끝난다.

한 편의 글도 마침표를 찍었을 때 끝난다.

그리고 계속 반복한다.

달리고 쓰기를 계속할 수 있을 때까지.




https://brunch.co.kr/@hyung6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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