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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20. 2023

평생 직업을 찾는 3단계 공식


직장인의 수명은 언제까지일까? 정답이 없었다. 스스로 독립할 수 있으면 내일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 독립할 능력이 안 되면 조건을 갖출 때까지 붙어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라고 정해져 있지 않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기간이 줄 수도, 어쩌면 안 올 수도 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대책 없이 쫓겨나는 파리 목숨이 직장인의 운명기도 하다.


질문은 많았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기껏 찾은 답은 자영업자였다. 없는 돈까지 그러모아 영혼을 담보로 장사를 시작하는 게 답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대부분의 선택이었다. 그러니 나도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물의 흐름을 바꿀 능력도 용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 가만히 몸을 맡기면 적어도 흘러는 갈 테니 말이다.


답을 찾고자 하니 구해졌다.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한 가지, 책은 답을 알려준 게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해 줬다. 오지선다 문제에서 답을 찾는 방법은 틀린 예를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다. 내가 찾고자 하는 문제의 답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지들을 책은 힌트를 줬고, 하나씩 지워가면서 답을 찾아갔다.

6년 전 시작했다. 책 읽고 글을 써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책 읽고 글 쓰는 것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책이 준 힌트였다. 매일 꾸준히 읽고 쓰면서 실력을 쌓았다. 실력이 쌓이면서 성과가 하나씩 나타났다. 내 이름의 책을 내고 강의도 했다. 오지선다 중 '장사'를 지웠다. 이것만으로도 책 읽은 가치는 충분했다. 새로운 기회를 봤다. 평생 직업으로 손색없었다. 6년 동안 매일 읽고 쓸수록 확신이 강해졌다. 이제는 다른 선택지가 필요치 않을 만큼 내 일, 직업이 되었다. 내 일을 갖기까지 3단계를 거쳤다.


1단계,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간(인식)

책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을 받는 게 익숙지 않았었다. 질문하는 법을 모르니 질문에 답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니 쉬운 질문에만 답하려고 했다. 쉬운 질문은 남는 게 없었다. 나를 각성시킨 건 어려운 질문이었다. 피하고 싶은 질문이다. 하지만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었다. 피하면 피할수록 겉돌기만 할 뿐이다. 용기를 냈다. 용기 내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하나씩 답했다.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답을 찾았다. 그러자 내가 누구인지 보이기 시작했다. 단점은 단점대로, 장점은 장점대로 인정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걸 구분했다. 해본 것과 해보고 싶은 걸 나눴다. 시간이 제법 걸렸지만, 나를 알게 되면서 하고 싶은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2단계, 탐색에서 찾은 걸 시도하기(행동)

책과 글쓰기를 기본으로 작가이자 강사가 내가 찾은 내 일이었다. 선택은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뽑기처럼 한 번에 결정될 일이 아니었다. 확신이 들기까지 시도해 보는 과정이 필요했다.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모험을 걸 수 없었다. 그래서 병행했다. 회사에는 철저히 비밀로 하고 6년째 이어오는 중이다. 근무시간에는 일을 해야 월급을 받는다. 일하는 시간에 방해되지 않게 잠을 줄이고 저녁 약속을 안 잡았다. 그렇게 만든 시간에 책 읽고 글 쓰고 강의했다. 읽고 쓰고 강의할수록 재미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일이었다. 평생을 걸어도 될 만큼 충분히 가치 있다.


3단계, 성과가 나올 때까지 꾸준히 하기(지속)

6년째 이어오는 중이다. 책 몇 권 썼다. 강의도 몇 번 했다. 수입도 있었지만 큰돈을 벌지 못했다. 여전히 월급에 목매 사는 중이다. 포기할 마음 없다. 바라는 성과가 도깨비 방망이질 한 번에 나오는 그런 게 아닐 테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좋아하고 잘하고 싶고 평생을 두고 해보고 싶은 일을 지속하는 중이니 말이다. 예전의 나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다. 지금의 내가 나도 낯설다. 낯설어서 더 궁금하다. 이 길을 걷는 중간중간 어떤 변화가 생기고 무엇을 얻게 될지.


직장으로 사는 지금, 직장인으로서 수명은 나 하기 나름이다. 생업과 병행하며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면 그만큼 기량도 나아진다. 노력할수록 나의 가치도 올라간다. 가치가 올라갈수록 나눌 게 많아진다. 자연히 수입도 늘어날 거로 믿는다. 월급쟁이에서 내 일을 하는 1인 기업가가 될 수 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퇴직 이후 안정된 삶을 바란다. 안타깝지만 거저 주어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 일이나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인생 2 막은 적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내 일을 찾은 3단계는 고대 철학에서 말하는 방법이다. 인식-행동-지속이다. 이 프로세스는 어디나 적용해 볼 수 있다. 나처럼 내 일을 찾는 것부터 사업을 준비할 때, 투자자가 되려고 할 때, 전문 역량을 키우려 할 때 등. 어느 분야, 어느 일이나 인식-행동-지속을 통해 잘하게 되고 성과를 내게 된다. 원리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단순하다. 하고 싶은 걸 찾고, 찾은 걸 행동으로 옮기고, 성과가 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다. 어느 것도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했다면 이 3단계를 반드시 거쳤다.


퇴직, 이직, 전업 등 새 출발을 준비한다면 인식-행동-지속, 3단계를 시도해 보면 좋겠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간이 걸려도 그만한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무턱대고 남에 말 믿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 말이다. 모든 문제의 답은 자기 안에 있다고 했다. 바라는 게 있다면 그 답도 자기 안에 있다. 자기 안에 잡을 찾고 성과를 낼 수 있는 3단계, 꼭 한 번 실천해 봤으면 한다. 직장 노예에서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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