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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21. 2023

사람은 고쳐쓸 수 있다,
3단계만 거치면


두려웠다. 시작했지만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오롯이 의지대로 버텨내야 했다. 누구의 도움을 바랄 수 없었다. 도와준 들 도움이 되지 않았다. 먹는 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마흔다섯, 45년 동안 먹어온 식습관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두려웠지만 포기할 수도 없었다. 포기는 내 건강을 포기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책에서 배운 대로 이를 물었다. 그리고 버텼다. 한 주, 한 달, 삼 개월, 일 년. 하루 두 끼를 먹는 날이 반복되면서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습관을 바꾼 지 3개월 만에 10킬로그램이 빠졌다. 3개월이 녹녹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과가 나왔다. 동기부여가 되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오히려 성취감 덕분에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현재까지 몸무게와 식습관을 유지해 오고 있다. 먹는 음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점심은 샐러드 전문 매장에서 탄단지 샐러드, 저녁은 집밥이다. 아침은 거르거나 달걀, 견과류, 과일 조금을 먹는다. 다른 음식을 전혀 안 먹는 건 아니다. 가끔 치킨도 먹고, 중국집도 가고, 배달 음식도 먹는다. 매일 식단 관리를 하는 이유는 어쩌다 한 번 아는 맛을 마음 편히 먹기 위해서 일 수 있다. 지금에 만족해하는 중이다.


먹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 3년째 반복해 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는 것도 하루아침에 할 수 없다. 저마다 상황에 따라 제법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가장이라면 가족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무턱대고 감정에 휩쓸려 섣부른 판단 했다가는 그 피해는 오롯이 자신과 가족의 몫이다. 그렇다고 나를 지켜주지 않는 직장을 평생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식단 관리는 남이 먹는 걸 따라먹는 게 아닌 내가 먹고 싶은 걸 선택하면서 시작했다. 퇴직이나 전업도 출발은 비슷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는 것부터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의 깊이와 양에 따라 원하는 답도 빠르고 정확하게 찾게 된다. 묻고 답하는 과정은 저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식단 관리를 시작하고 공복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저항을 겪고 나면 몸이 받아들이듯, 꾸준히 묻고 답하면 이내 원하는 답도 찾아진다.


내가 찾은 답에 확신이 없을 수 있다. 불확실은 실행에 옮겨봤을 때 확신으로 바뀐다. 이 말은 직접 해봐야 내가 원하는 답인지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식단 관리도 원하는 음식을 꾸준히 먹었을 때 몸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 도전해 보고 싶은 일도 마찬가지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해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직장인이라면 회사 일이 먼저다. 회사 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대개는 출근 전 퇴근 후다. 그래봐야 하루 3~4시간이 고작이다. 부족한 시간 탓에 마음먹은 대로 안 될 수도 있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 어쩌면 삶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니 느긋하게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수와 실패를 줄여 내가 정말 원하는 걸 얻게 될 테니 말이다.


평일 점심 같은 메뉴를 먹으며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의심은 들지만 멈출 마음은 없다. 왜냐하면 건강을 지키는 게 족집게 과외처럼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생각한 대로 묵묵히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게 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는다. 하고 싶은 일에서 성과를 내는 유일한 방법은 성과가 날 때까지 꾸준히 하는 것뿐이다. 어쩌면 직장과 병행하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하지 않을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식단 관리하고, 퇴직을 위해 내 일을 찾는 것, 이 둘의 공통점이 있다. 반드시 3단계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몸 상태,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주변 상황, 문제점 등 현실을 '인식'하는 게 1단계이다. 인식은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모든 답은 스스로 찾을 수 있다. 질문만 올바르면 말이다. 물론 쉽게 되지 않는다. 쉽지 않을수록 가치 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기회가 생긴다. 어쩌면 답을 찾으면 저절로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실행'해보지 않으면 결과를 알 수 없다. 행동하는 게 다음 단계다. 결과가 없는 시도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실패든 성공이든 결과를 알 수 있는 건 행동했을 때뿐이다. 저마다의 상황에 맞게 시도해 보는 거다.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는 이도 있다. 두려움은 결과를 미리 정해놨기 때문이다. 어쩌면 두려움도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극복되는 것일 수 있다. 결국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의심이 든다. "언제까지?" 정해진 기간은 없다. 유일한 답은 될 때까지다. 3단계 '지속'이다. 지속하지 않으면 결과를 얻지 못한다. 건강이든 직업이든 말이다. 세상 어떤 일이든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삶을 변화시키는 도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원하는 답을 찾고 행동으로 옮기고 될 때까지 지속했을 때만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인식-행동-지속 3단계가 어제오늘 만들어진 게 아니다. 고대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이제까지 이어져 왔다는 건 수많은 사람이 이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다. 식단 관리로 10킬로그램을 빼고 3년째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이 3단계를 따랐기 때문이다. 직장만 다니던 내가 직업을 찾고 매일 꾸준히 반복하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3단계를 따랐기 때문이다.


건강이든 퇴직이든 저마다 인생의 전환기가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하고 어려운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실패가 잦을 수도 있다. 그래도 반드시 해야 한다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단계씩 천천히 밟다 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분명 나올 것이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며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일 것이다. 그 목적지는 저마다 정해 놓았을 것이다. 보이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가봤으면 좋겠다. 고대 철학자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도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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