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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07. 2023

매일 글 쓰면 좋은 점 세 가지


매일 글을 쓴 지 6년째다. 시작은 10분 동안 쓴 몇 줄이었다. 나를 의심했었다. 내 주제에 무슨 글을 쓰겠냐고 말이다. 용기 내 무작정 썼다. 쓰고 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썼다. 쓰면서 시간과 분량을 서서히 늘렸다. 요즘은 아침 2시간을 오롯이 글 쓰는 시간으로 보낸다. 분량도 제법 늘어서 A4 한 페이지 이상은 쓴다. 6년 동안 매일 쓰면서 좋았던 점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 있다. 출퇴근길 스마트폰 세상과 연결되어 있고, 직장에서는 동료와 거래처에 연결되어 있고, 친구와 가족과 연결되어 지낸다. 몸은 떨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다. 가장 최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진 적 있었나? 어떤 연결도 없이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아마 1시간 아니 30분도 혼자 있는 시간이 없었을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왜 필요할까?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직장 때문에,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 아마 시간은 있어도 스마트폰, 친구, 동료로 인해 내 시간을 갖지 못할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의 필요성은 느끼면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휴일에도 잠을 자거나 TV 보는 게 전부이다.

글을 쓰는 행위는 온전히 혼자여야 한다. 어딘가에 연결이 되면 불가능하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쓸 수 없고, 영화를 보면서 글 쓸 수 없고, 대화하면서도 글을 쓸 수 없다. 단 10분 글을 써도 완전히 혼자여야 가능하다. 24시간 중 10분은 별거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10분이 일 년 동안 쌓이면 3,650분, 60시간, 2.5일 동안 혼자 있는 거나 다름없다. 10분이 30분으로, 30분에서 1시간으로 매일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매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매일 글을 쓴다면 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둘째, 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다.

단 몇 줄을 쓰기 위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 없이 쓰는 글은 없다. 글을 쓰는 그 순간 떠오르는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생각을 거쳐 글로 표현된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시간에 대해 쓴다면 하루 중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잘 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구분한다. 잘한 건 칭찬하고 잘못한 건 반성한다. 습관에 대해 적는 것도 마찬가지다. 요즘 어떤 모습으로 일상을 사는지 들여다본다. 고칠 부분은 바로잡고, 잘하는 점은 인정해 준다.

자신의 일상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다. 과거의 실수를 되짚어보고 똑같은 실수를 안 하겠다고 다짐할 수 있다.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준비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게 있는지, 무얼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가보고 싶은 곳과 만들고 싶은 것 등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때 글로 쓰면 보다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된다. 글로 썼을 때만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도 종이에 한자씩 옮기보다 면 생각이 가치를 뻗어간다.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막막하던 내용도 일단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쓰는 내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살면서 혼자 무언가 깊이 생각해 본 적 아마 없을 것이다. 글을 쓸 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셋째, 한 편을 완성하면 성취감이 생긴다.

글을 쓰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것도 가치 있다.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한 편 써냈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잘 쓰고 못 쓰고는 나중 문제다. 스스로 시간을 만들고 생각을 정리해 자기만의 논점으로 써낸 글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성취감을 준다. 아마도 매일 글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분량에 상관없이 글 한 편을 완성했다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 같은 감정이 반복되면 글 쓰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습관을 만드는 방법 중 보상이 빠질 수 없다. 보상이 물질만 의미하지 않는다. 성취감도 보상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

처음부터 많은 분량을 쓸 필요 없다. 단 몇 줄이라도 스스로 정한 시간 동안 고민하고 써내는 걸로 충분하다. 성취가 반복되면서 분량도 많아지고 시간도 늘고 생각도 깊어질 테니 말이다.



세 가지 말고도 좋은 점은 얼마든 말할 수 있다. 시간을 아끼게 되고, 공부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더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어쩌면 글쓰기가 아니어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저마다 취향에 맞는 다양한 취미가 그것이다. 어떤 취미를 갖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깊이 고민도 하게 되고 결과에 따라 성취감도 갖게 된다. 나는 6년 동안 글을 썼기에 글쓰기가 주는 좋은 점을 말했다. 누구든 자신이 집중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바쁘게 사는 와중에도 스스로를 돌볼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정신없이 사는 자신을 바로잡아 줄 테니 말이다. 이왕이면 글쓰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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