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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14. 2023

서글픈 인생이 되는 후회 3종 세트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글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이유 불문 어떤 상황에서 쓰려고 애를 쓴다. 쓰지 않는 사람은 이유와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안 쓰려고 한다. 쓰는 사람은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안 쓰려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선택을 달리한다.

글쓰기뿐만 아니다. 자기 계발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취미를 가진 사람과 갖지 않는 사람,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변화에 관심 없는 사람도 그렇다. 하려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해내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핑계만 찾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하지 않으려고만 한다. 둘 중 후회를 남기지 않는 쪽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후회 3종 세트가 있다. 이는 해내려는 사람과는 상관없다. 언제나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이다.


첫 번째는 '할 수 있었는데'이다.

그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승진할 수 있었는데,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는데 등 간발의 차이로 내 것이 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이다. 자신에게 당당할 만큼 노력을 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아깝게 떨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혹자는 그랬다. 운도 실력이라고. 어쩌면 발품을 더 팔고 한 문제라도 더 풀고 한 발 더 내디뎠다면 바라는 걸 손에 넣었을 수도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결국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정말 운이 안 따라서 원하는 걸 얻지 못했는지. 하지만 언제까지 자신의 인생을 운에 맡길 것인가? 분명한 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할 뻔했는데'이다

2시 1분은 2시가 아니다. 1분만 늦어도 제시간에 도착한 게 아니다. 글을 쓸 뻔했다고 누구나 말할 수 있다. 그러고는 쓰지 못했던 이런저런 이유를 댄다. 여행을 갈 뻔했다고, 직장을 옮길 뻔했다고, 더 좋은 차를 살 뻔했다고 말한다. 갈 뻔하고, 옮길 뻔하고, 살 뻔한 건, 가지도 옮기지도 사지도 않는 것이다. 할 뻔했다고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했다는 것과 할 뻔했다는 한 끗 차이다. 그 일을 행동으로 옮겼냐 옮기지 않았냐이다. 만약 행동으로 옮겼다면 적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 실패든 성공이든 결과만 남을 뿐이다. 할 뻔했는 데는 아무런 결과도 남지 않는다. 남는 건 미련뿐이다.


세 번째는 '해야 했는데'이다.

'해야 했는데'라는 어쩌면 3종 세트 중 가장 강력한 후회가 아닐까 싶다. 뜬구름만 잡는 꼴이다. 앞의 두 가지는 적어도 해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있다. 단지 노력이 부족하고 준비가 부족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하지만 '해야 했는데'라는 어쩌면 시작조차 하지 않고 온갖 핑계만 대는 것일 수 있다. 내가 그랬다. 직장을 아홉 번이나 옮기는 동안 더 나은 직장을 바랐다. 바라기만 할 뿐 필요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운 좋게 다음 직장을 구해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자기 계발을 더 해야 했는데, 스펙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 했는데라고 후회만 했었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전혀 준비하지 않으면서 더 좋은 직장만 쫓아다녔다. 그러니 그 결과가 아홉 번 이직으로 이어졌다.



살다 보면 후회는 들기 마련이다. 누구도 완벽한 인생을 살 수 없을 테니까. 후회 3종 세트가 말하는 한 가지가 있다. 되든 안 되든 일단 시도해 보라는 것이다. 시도하면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가 주어진다. 결과에 따라 다시 시작하거나 다른 도전을 이어가면 된다.


누구나 결과에 의심이 든다. 이왕이면 바라는 결괏값을 얻고 싶어 한다. 누구는 결과를 따지기 전에 일단 시작한다. 누군가는 결과에 연연해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후회는 후회를 낳는 법이다.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면 결과에 대한 후회,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자신을 믿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등이 남는다. 반대로 의심 없이 일단 시작했다면 그만큼 후회의 종류도 덜 남는다.


후회가 많이 남을수록 서글픈 인생이 된다. 서글픈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일단 시도해 보는 거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후회 없이 사는 삶이 남들 보기에 조금은 더 근사해 보이지 않을까? 대단하고 어려운 도전도 근사해 보이겠지만, 오늘 하루 동안 후회 남기지 않고 사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그런 하루가 쌓여 후회 없는 인생이 될 테니 말이다. 오늘만큼은 후회 없는 하루이길 바라며.

(《직장 노예》 참조)




직장 노예 | 김형준 - 교보문고 (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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