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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Aug 29. 2023

군말 말고 그냥 해

번아웃은 아닌데 무기력하다.

무기력해진 게 번아웃인가?

번아웃이 될 만큼 치열하게 살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아직 그만큼은 아니다.

치열했다면 그만한 성과가 있어야 했다.

성과가 없어서 무기력해진 것일 수 있다.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얼마나 큰 기대를 했는지 자신에게 묻고 싶다.

그럴만한 깜냥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노력한다고 다 성과가 나는 건 아니다.

노력에도 급이 다르다.

남들 기대를 충족시키는 노력은 그만한 성과가 나온다.

나만 좋아서 노력하는 건 그만한 성과가 안 나온다.


내 노력이 남들에게 어떤 유익을 주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생각해 보면 나만 좋고 나를 위해 애썼던 것 같다.

착각했다.

내가 노력하는 만큼 남들에게 인정받고 그들을 움직일 줄 알았다.

그런 일은 생각처럼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기대와 현실이 충돌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던 것 같다.

여전히 무너짐은 진행 중이다.


벗어나기 위해 애쓰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감정이다.

내 기준에 맞게 애쓰며 지난 6년을 보냈다.

6년을 버텼기에 지금의 나가 있다.

나로 살기 위해 지난 시간을 이겨냈다.

그 시간이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로 남는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

무엇을 위해 그 시간을 버텼나?

노력해도 내 가치는 작아지는 것 같다.


더 나아지기 위한 성장통이었으면 좋겠다.

번아웃이든 무기력이든 벗어나야 한다.

그 상태로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

누군가 뜰채로 끄집어내 주면 좋겠다.

'새로운 각오'라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무한 에너지'라는 음료를 편의점에서 팔았으면 좋겠다.

'긍정마인드'라는 주사 한 방으로 삶이 180도 달라졌으면 좋겠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나에게는 그만한 힘이 있다고 믿는 것부터다.

나를 믿지 못하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변화도 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내가 있고 남이 있다.

나를 먼저 챙기자.

내가 나를 아끼면 남도 나를 귀하게 여긴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는 것도 나를 위해서다.

담아두면 썩는다.

썩기 전에 꺼내놓아야 다시 써먹을 수 있다.


다시 해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 싸움은 영원히 반복된다.

지기 싫으면 다시 시작해라.

다시 시작하는 게 이기는 거다.

진다고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지면 더 참혹한 현실만 남을 뿐이다.

그러니 군말 말고 다시 해라.

하면 된다.




https://brunch.co.kr/@hyung6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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