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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Oct 07. 2023

언어 한계를 넓히려면 '이것'하라

게으른 작가는 독자에게 외면받는다. 작가가 게으르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단어 반복이다. 이런 식이다. 


늦잠을 잤다. 전날 TV를 보느라 늦게 잤다. 아침에 일어나려니 추워서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이불을 걷어내고 이불밖으로 나왔다. 반성해야겠다. 내일부터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겠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잤다', '일어나다', '이불', '해야겠다', '자신', '스스로' 세 줄 안에 같은 의미의 단어 다섯 개가 반복된다. 반복을 없애면 이렇게 쓸 수 있다.


전날 TV 보느라 늦잠 잤다. 날씨가 추워져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 그래도 이불밖으로 나왔다. 반성한다. 내일부터는 달라져야겠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단어 반복, 의미 중복은 문장의 힘이 떨어진다. 중복을 없애면 문장도 짧아지고 의미전달도 명확해진다. 단어든 의미든 중복해서 쓴다는 건 작가의 언어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반복을 피하려면 같은 뜻 다른 표현의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 공부가 필요하다. 책을 많이 읽거나 글을 많이 쓰는 노력이다. 공부를 통해 자신의 언어 영역을 넓혀야 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 단어가 곧 나의 생각의 한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생각의 한계는 가능성도 한정 짓는다. 반대로 언어 한계가 넓어지면 생각과 태도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변화와 성장의 가능성도 언어 한계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언어를 배우면 생각도 확장된다. 생각이 확장되면 그 안에서 가능성을 보는 눈도 생긴다. 낯선 분야의 책을 읽어야 되는 이유이다. 무언가를 배우려면 제일 먼저 그 분야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인공지능, 챗 GPT, 4차 산업, 블록체인, NFT 등 생소했던 단어가 어느새 일상의 언어가 되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그 안에서 생존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사랑을 시작하는 남녀는 가장 먼저 상대방의 언어 즉, 표현 방식과 태도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오해를 줄이고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 없이는 애정은 자라지 않는다. 당연히 이해하는 만큼 보이는 게 이치이다.


언어의 한계를 넓히면 쓸 수 있는 글도 다양해진다. 다양한 글을 쓰면 자연히 언어의 폭도 넓어진다. 쓰기 위해 배우고, 배우면 또 쓰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생각에 한계가 없듯, 쓸 수 있는 글에도 한계는 없다. 다만 배우지 않고 공부하지 않기에 쓸 수 있는 글이 한정될 뿐이다. 작가에게 부지런함은 숙명과도 같다. 남들보다 많은 걸 배우고 익혀야 독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늘 낯선 것들에 관심 갖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남다른 의미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할 일이 많다. 게으를 틈이 없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분명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게 다양하다. 남들보다 한 발더 움직이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태도가 언어의 한계를 넓히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 세계를 넓히려면 단연코 독서와 글쓰기를 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언어가 넓어지는 강의도 없을뿐더러 주변 사람에게서 배울 것도 당연히 아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느는 건 결코 아니다. 말을 많이 하려면 더 많은 걸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읽고 쓰기만큼 나의 언어 한계를 넓혀주는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꾸준히 읽고 쓴다면 저절로 언어의 한계는 넓어지게 된다. 읽고 쓰려면 자연히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고, 부지런해지면 단어 중복도 피할 수 있고, 단어 중복을 안 하면 내가 전하고 싶은 주제도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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