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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an 25. 2024

아! 쪽팔려, 실수할 걸 실수해야지!

내 눈에는 왜 보이지 않았을까요? 순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열흘 전부터 홍보해 온 문구에 오타가 있었습니다. 내가 만들고도 왜 보지 못했을까요? 매일 블로그에 브런치에 인스타그램에 홍보를 위해 올렸던 이미지입니다. 아마도 수십 명은 반복해서 봤을 겁니다. 또 처음 보는 사람도 제법 있을 겁니다. 글을 쓴다는 작가에게 오타는 창피한 일입니다. 가수에게는 음 이탈, 축구 선수에게는 자살골, 요리사에게는 설탕 대신 소금을 넣을 꼴입니다. 남의 글에서 오타를 찾을 게 아니라 내 글부터 똑바로 써야겠습니다.



여러분 눈에는 어디가 틀렸는지 보이시나요? "내가 행복지는 글쓰기, 함께 쓰실래요?"라고 썼습니다. 제대로 썼다면, "내가 행복해지는 글쓰기, 함께 쓰실래요?"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행복지는'에 '해'가 빠졌습니다. 말이 안 되는 말은 홍보한답시고 여기저기 올렸습니다. 저는 왜 틀린 부분을 보지 못했을까요? 짐작건대 다른 데 정신이 팔려서 인 것 같습니다. 딴 정신 팔지 말고 단어 하나에 정성을 들여야 했는데요. 어디에 정신이 팔렸기에 이런 실수를 했을까요?


세상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작년 4월부터 무료 특강을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년 차, 그때까지 책을 9권 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서 2년째 매주 정규 강의를 수강해 왔습니다. 그리고 글쓰기 책 쓰기를 가르치는 '라이팅 코칭 과정'도 이수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글도 쓰고 강의도 들으며 나름 실력을 갈고닦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제야 배운 걸 나누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나만 좋은 게 아닌, 더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첫 술에 배부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예상한 결과였습니다. 몇 달은 시도할 각오로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 다음 달 그다음 달에도 무료 특강을 했습니다. 매달 한 번씩 특강을 이어오길 9개월, 한 해가 마무리되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흔들렸습니다. 의심했습니다.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늘 생각의 끝에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뭘 포기하겠다는 거야!"라고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흔들지 않는 중심 잡기


내가 왜 글쓰기 책 쓰기 강의를 하려는지 늘 되새겼습니다. 처음 책 쓰기 강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그 마음을 떠올렸습니다.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나를 기억했습니다. 오래 깊이 고민해 내린 결정이니 만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니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기꺼이 감수하는 것 또한 받아들였습니다. 평생 할 각오로 시작했으니 버텨내야 했습니다. 버텨낸 사람이 결국에 웃게 된다는 단순한 이치를 믿기로 했습니다.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결심입니다.


과정은 돌길을 걷는 중이지만, 강의 내용만큼은 허투루 하지 않았습니다. 무료 특강만 들어도 글쓰기 책 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1시간 강의를 열 명이 수강하면 10시간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정규 강의 못지않은 무료 특강을 지향하는 게 저의 신조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배웠고요. 진심으로 다가갈 때 마음이 전해진다고 했습니다. 강의도 마찬가지고요. 매번 저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왔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여기까지 쓰고 보니 고해성사한 기분입니다. 어쩌면 이런 글이 상대에게 신뢰를 못 줄 수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야 하니 이왕이면 프로에게 배우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저 역시도 책 쓰기 수업을 듣겠다고 결정했을 때 같은 심정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심을 해소시키기 위해 무료 특강을 매달 준비합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걸 배우게 되는지 미리 맛보게 해 드립니다. 제 강의가 마음에 드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을 테니까요.



저는 확신합니다. 저와 결이 맞는 분이라면 저를 선택할 것이라는 걸요. 저는 그분들에게만 집중할 것입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나를 선택한 분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맞으니까요. 그래야 하고요. 강의도 인간관계도 하나씩 맞춰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처음은 불안하고 의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딱 하나라도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일단 시작해 보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배움도 관계도 분명 더 나아질 것입니다. 수강생에게 선택을 잘했다는 말을 듣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글쓰기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제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한 번은 실수할 수 있습니다. 완벽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니까요. 중요한 건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자책하기보다 실수를 통해 더 나아지길 선택하는 겁니다. 그래야 실수가 더 가치 있어질 테니까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부끄러움은 잠깐입니다. 숨길 이유도 없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런 각오로 글 한 편 완성하니 뿌듯합니다. 실수도 이렇게 글로 쓰니 '내가 행복해지는 글'이 되었습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vp7NafBv7Gdxi3xN7uf0tr1GV-aPT5lbsIZMryYnOlY/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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