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주차장에서>
밤의 주차장에 서서
너와 함께 별을 바라본다
저건 목성,
저건 카시오페이아야
너의 손끝을 따라 하나씩
별들을 넘겨짚을 때마다
어둠은 힘을 잃어가고
문득
우리가 딛고 선 여기도
별이라는,
아름다운 사실
바람이 숨을 멎고
풍경이 멈춰선 지금은
별과 별이 눈을 맞추는 시간
어릴 적 제겐 특별한 취미가 있었습니다.
가을이면 천문대에 놀러가는 것.
작은 계단을 올라 거대한 천체망원경 앞에 서면
둥근 돔 지붕이 서서히 열리고,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한 렌즈 속으로
눈을 가져다대면 보이는
빛나는 원형의 행성들
그렇게 저는 목성과 금성을 보고 천왕성도 보았지만
어떤 천문대를 가도, 아무리 최첨단의 장비일지라도
절대 볼 수 없던 행성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구.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구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해 말합니다.
‘차갑고 공허한 우주 속, 유일한 신비는 지구였다‘
-배우 윌리엄 샤트너
‘우주에 올라갔던 모든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의 아름다움에, 또 연약함에 놀라고 경이로워 한다. 나 또한 그것을 보증할 수 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
아름다움은 이토록 가까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망원경을 쥐고 살아갑니다.
더 높이 보기 위해, 더 높은 곳에 닿기 위해
지금 여기에는 없는, 저기 어딘가에 있을
그 무언가를 향해 살아갑니다.
심리학자 에릭 호퍼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의 탐색이야말로 불행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행복은 ‘탐색’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의 대상입니다.
내가 지금 따뜻한 밥을 먹고 있구나, 부드러운 목을 가졌구나, 오늘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노을이 지는구나, 하는
인식이 시작될 때
행복이 시작됩니다.
망원경은 잠시 내려놓고
당신이 서 있는 곳을 알아차리세요.
우린 이미
별을 딛고 선 사람들,
별일 아닌 일도
별일처럼 살아가는
별의 주민들입니다
18시 16분,
작은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거대한 석양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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