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밤의 공원을 가로질러
두 사람이 걸어간다
키가 큰 남학생과
작은 키에
회색 후드를 걸친 여학생 하나가
우정인 듯
애정인 듯
아슬한 간격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걸음이 가까워질수록 덩달아 가까워지는
얇고 굵은 목소리들
-너 왼손잡이잖아
-뭐야? 어떻게 알았어??
-너 자습실에서 공부할 때마다 봤지
소년의 대답에
번개처럼 놀라,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소년의 얼굴만 올려다보는 여학생과
함께 가만히 멈춰 선
남학생 위로
오래된 달빛이 머무는 저녁
늘어만 가던 소년의 오답노트 속
유일한 정답이었을, 소녀의
하얀
왼손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양
오래도록 바라보았을
소년의 눈동자 속
깊고 긴 우주를 생각하는 밤
저는 카피라이터의 업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최소한의 말로 최대치의 설득을 해내는 일‘
즉, 몇 개의 단어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그리하여
수많은 브랜드들 중
선택받도록 만드는 일.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위의 남학생은 이미 뛰어난 카피라이터입니다.
단 몇 마디 말로
소녀를 멈추고 집중하게 만들었으니까요.
마음을 붙잡았으니까요.
기억은 그 당시의 감정과 함께 저장된다고 합니다.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 일은
이성과 논리의 영역이 아닌
감정의 영역이라는 거죠.
사람의 머리를 배우면 지식이 되지만
사람의 가슴을 배우면 지혜가 됩니다
결국 사랑도, 관계도, 비즈니스도
가장 위대한 공략집은 사람 안에 있습니다.
사람을 바라보고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배우는 사람만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누군가의 세상을 움직일 거예요
답은,
사람 안에 있습니다
‘사람이 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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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hyungsic7/122
*위 시는 자작 시입니다
*글의 제목은 ‘빈폴’ 의 광고 카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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