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석 Apr 12. 2018

질문엔 답을 한다

#직장을즐겁게 #13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누구에게 무엇을 묻는가에 따라 직장에서의 업무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질문의 의도를 확인한 후 대답만 하더라도 기본 점수 이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1. 직장에서는 질문을 받으면 답을 해야 한다


연애를 할 때에는 답을 안해도 괜찮다. 쿨해 보일 수도 있고, 관계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그것이 상사의 질문이든 동료의 질문이든 팀원의 질문이든간에, 질문을 받으면 답을 하는 것이 기본(Default)이다.


질문에는 답을 하자. 질문에는 답을 하자. 질문에는 답을 하자.


2. 질문마다 답의 유형이 있다


모든 질문에는 쌍으로 맺어지는 답의 유형이 있다.


1) Yes/No


'어제 제게 메일을 보내셨나요?'라는 질문에는 아래와 같은 답으로 시작하면 된다. 


- 예, 보냈습니다. 

- 아니오, 보내지 않았습니다. 


2) 단답형


'이 업무는 누가 담당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 홍길동입니다

-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잘 모르겠는데요, 확인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 이유 확인


'왜 그렇게 결정하셨나요?'라는 질문에는 기억을 떠올려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된다.


- 이러이러한 이유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4) Open Question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의 질문에는 잠시 생각을 해야 한다. 


- 이러이러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좀더 생각을 한 후 답변드려도 될까요?


크게 이렇게 4가지 유형이 있는데, 질문에 따른 대답의 유형만 지켜도 굉장히 빠릿빠릿해 보인다.


3. 답할 때 피해야 하는 것


그러나 실제로는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는 아래와 같다.


1) 질문-답 패턴을 지키지 않음


가령 Yes/No 질문을 했는데 그 이유를 먼저 설명하려는 경우도 있고, 업무 담당자를 묻는 질문에 부서와 부서 간의 히스토리부터 설명하려는 경우가 있다. 뭔가 배경 등을 '설명'하려고자 하기 때문인데, 이럴 때는 먼저 질문에 맞는 답을 하고 난 후에 설명을 하는 것이 좋다. 


2) 습관적인 되물음


질문을 하면 들은 질문을 언제나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주문확인과 같은데, 직장에서는 정말로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만 질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3) 질문했는데 질문을 함


가령, '어떻게 업무를 진행할 예정인가요?'라고 물었는데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세요?'의 질문으로 답하는 경우다. 이렇게 답할 수 있는 경우는 팀장에 한하고, 그 목적은 '교육'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과 상황이 아니라면, 질문에는 그냥 답을 하는 것이 낫다. 


4) 질문과 관련없는 답을 한다


질문과 답의 매칭 비율이 매우 낮거나 거의 랜덤이라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질문을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의도를 잘못 파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가 빈번하면 문제가 된다.


5) 답하지 않는다


가장 미치는 경우다. 질문을 했는데 답을 하지 않는다. 머리 속을 스캔할 수도 없고 하염 없이 시간이 간다. 적절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답이 있음에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특히 그렇다. 계속 재촉하면 '나중에 회의가 끝나고 따로 말씀드리려 한다'는 답을 한다.  


4.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역시 몇 가지 대표적인 이유가 있다.


1)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회의에 들어와서 노트북을 켜놓고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는 경우다. 왠만하면 회의에 들어가면 노트북을 덮는 것을 규칙(Ground Rule)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회의라면 들어가지 않거나, 회의 중간에라도 양해를 얻고 나가는 것이 차라리 낫다.


2)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불행하지만, 이것은 답이 없다. 


3) 방어적(Defensive)이 된다


사실 이 경우가 가장 많다. 누군가 어떤 질문을 할 때 Default로 방어모드가 작동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Yes/No 질문이건, 담당자를 묻건, 본인 의견을 묻건 간에 답을 하는 대신 '이유'부터 먼저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질문자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보다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역시 성향에 관련된 것으로, 교육을 통해 잘 해결되지 않는다.


4) 알고 있는 것과 확인 후 답해야 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질문을 받으면 '그 즉시 알 수 있는 것'과 '확인이 필요한 것'의 선택이 필요하다. 전자는 바로 답하면 되는데 후자의 경우엔 판단을 해야 한다.


- 대략의 내용을 러프하지만 신속하게 답변

- 확인 후 회신드리겠다고 답변


가령 매출이나 원가비율 등은 정확한 수치보다는 질문을 받은 시점의 '대략적인 수치'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다. 질문-대답 맥락이나 회의흐름에 영향이 없다면 바로 답을 하고, 좀더 확실한 수치가 필요하면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단서를 두면 된다. 질문이 나올 때마다 '확인 후 회신을 드리겠다'고 하면 도통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무지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러나, 실제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회신하는 것만큼 또 모두를 난감하게 하는 것이 없다. 답을 듣고 한참 논의를 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재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확인이 필요한 것은 앞에 회사의 CEO가 있다 하더라도 '확인 후 회신'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다. 질문자도 알고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을 머리 속에 넣고 있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업무를 하다보면 자연히 기억하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이것은 그 사람의 업무성향과 역량과 연관이 있다.


5) 질문과 질문간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질문을 '독립적인 사건'으로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 질문들이 그 회의에서의 맥락에 따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다. 연속된 질문이 이어졌다면, 사람들은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그 질문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질문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따라오지 못하면 참 난감해진다.


5. So What?


자신이 어떻게 '답변'하고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된 상황들이 자신에게 해당되는지를 한 번 생각해보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 번에 누군가 질문을 하게 되면, 머리 속에서 리뷰했던 내용들이 상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답변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의식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고칠 수 있다.


직장에서 사람들이 질문을 받을 때,


- 패닉하거나

- 습관적으로 Yes를 답하거나

- 영혼없는 추임새를 넣는 것에 지나치게 많은 신경을 쓴다.


사실 회사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면, 질문에 대해 올바른 '답'을 하는 것보다 가만히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감'이나 '위로'가 서점가를 강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다르다.


질문을 받으면 의도를 이해하고 제대로 답을 하는 것이 언제나 더 안전하다. 

일러스트 ehan  http://bit.ly/illust_ehan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도둑과 싸워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