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방식 #01
처음엔 잘 몰라도 한 번 같이 일을 해 보면 알게 된다. 그 사람과 계속 같이 일하고 싶은지를.
1. 일의 의미를 생각한다
일이 주어지면 그냥 하는 사람이 있고, 먼저 그 일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일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지, 지금 자신이 맡고 있는 다른 업무 상황은 어떠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일은.. 그냥 해야되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면 안 할 것인가, 하고 싶지 않으면 싫다고 할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데 신경을 쓸 바에는 빨리 시작해서 퇴근 시간이 늦어지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른다. 실제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시킨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회사도 많다.
그러나 주어진 대로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업무가 쌓이고, 야근이 많아지고, 그러고보니 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 상황이 금방 발생한다. 일을 주는 사람이 체계적으로 주는 경우라면 요청받은 대로 일하는 것이 효율적일 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에선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잠시라도 멈추고 생각을 할 것인가는 '용기'라기보다는 '성향'에 관련된 부분이다. 어느 쪽이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직장에서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의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그 사람 밖에는 알 수 없다.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잘 못하는 것을 직장에서 열심히 할 동기도 크지 않다.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것 보다는, 그냥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낫다.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거나 쑥스러움을 탄다면 글로 쓰는 것도 좋다.
언어는 '최소한 직장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방식이다. 목소리의 톤, 눈짓, 자세 등의 바디랭귀지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 방식의 중요성은 직장에서 지나칠 만큼 과장되어 있다.
어떤 업무가 주어졌고, 잠시 멈춰 생각을 했다면 표현은 말이나 글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찾아나선다
어떤 업무를 하기로 했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에 정적이 흐를 때가 있다. 보통 '그래서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지시를 받고 싶어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럴 바에는 그냥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더 낫다. 매번 필요한 업무를 단계별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 매니징'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각 단계마다 필요한 업무를 설득해야 한다면 그냥 혼자 하거나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 낫다.
가장 좋은 것은 '설득은 어려우나, 하기로 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물론 이 사람들도 질문을 한다. 다만 그 질문들은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와 같은 Open Question의 형태가 아니라 '이 정보가 필요한 것 같은데 권한을 주실 수 있으신가요?'와 같이 목적성을 가진 질문이다.
4. 끝까지 한다
하기로 했다면 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업무가 주어졌을 때 'Yes'를 말하는 확률은 그 사람이 맡은 업무를 끝까지 해내지 못할 확률과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어떤 업무를 하겠다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하겠다고 하면 끝까지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번에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잠시 멈추고 주어진 업무를 생각하고, 매니저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자발적으로 리소스를 찾아나서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능력'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이것은 습관이 된다.
5. 실패를 통해 배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풀겠다고 달려든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다. 문제를 못 푸는 경우도 있고, 타이밍을 놓친 경우나 경쟁에서 지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실패를 한 경우에 그 동안 투입한 '노력'을 어떻게 간주해야 할까.
사람들은 보통 노력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충분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 그 사람을, 혹은 스스로를 위로하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으로 만족해버리면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노력이 중요한 것은 노력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과, 설령 실패했더라도 노력한 과정에서 스스로 배운 무언가로 인해 '앞으로' 다른 일을 했을 때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적이 없거나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는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특히 실패한 업무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
6. 최소한 한 가지의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칠 만큼 누군가의 단점에 민감해한다. 물론 그 사람의 단점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바로 그' 장점을 보는 것이 더 낫다.
한 방을 쳐야 할 때가 있을 수도 있지만 번트를 성공시켜야 할 때도 있고, 희생플라이를 쳤을 때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발빠른 주자가 필요할 때도 있고, 마지막 수비에 안정적으로 투입될 대수비 요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러한 부분을 인정한다면 자신에게 없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진 한 가지를 분명하고 뾰족하게 갈고 닦는 것이 낫다.
단점은 잘 개선되지 않는다. 설령 개선되었다 해도 특별할 것은 없다. 그러나 장점은 다르다. 제대로만 물을 주고 충분한 시간 동안 가꾼다면 자신이 가진 장점은 시간이 갈 수록 그 사람 자신이 되어간다.
7. 에너지가 느껴진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해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회사의 CEO가 아니어도 되고, 지분이 없어도 되고, 연봉이 높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선택'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에너지가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전달'된다.
반대로 누군가의 힘을 계속 빼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 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참 좋은 사람인데 같이 업무를 하고 싶지는 않을 경우가 더 난감할 수 있다.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자신을 믿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자신의 동료를 믿고, 자신의 회사를 믿고, 결국에 같이 달성하고 싶은 꿈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위해서 조건반사적으로 Yes를 하기보다는 생각을 하고, 의견을 말하고, 스스로 움직이고, 파고들고, 리뷰하고, 장점을 강화하면서 살아간다. 일을 하면서 에너지가 닳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에너지를 얻는다.
에너지는 서로를 끌어들인다. 서로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