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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r 15. 2021

커피를 마시는 어른이 되었다

스물두 살 여름, 원래 입에도 대지 않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눈을 떴다. 너무 더운 여름날, 대외활동 중에 주위에서 챙겨주는 음료라고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뿐이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해는 뜨겁고 목은 말라와 참다 참다 목만 축일 셈으로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그 뭔지 모를 개운함과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에 커피가 처음으로 맛있다고 느꼈다.


그렇게 조금 늦게 커피를 배웠고 이후로는 없어서  마실 지경이 되었다. 장난 같은 말로 커피를 마셔야 진짜 어른이라며  놀리던 친구들보다  커피를 즐길  아는 어른이 되었다.


다행인지 밤늦게 커피를 마셔도 잠도 잘 자고 수면에 이상이 없어, 언제든 내킬 때 커피를 마신다. 처음엔 인스턴트커피로 시작해 지금은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구비해두고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신다. 커피의 맛을 분석하고 공부할 정도는 아니지만, 산미는 싫어하고 다크 로스트를 좋아한다.


사실,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동생 덕분이 크다. 커피를 종류별로 마셔보고 내 취향을 찾아갔다. 커피가 주는 그 묘한 매력에 한번 빠져들어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카페인 중독이 아닐까 종종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 두 잔 커피를 포기하긴 어렵다. 난 쓴맛을 즐기는 어른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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