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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Apr 14. 2021

술 마신 날 의식의 흐름

술에  취했을  나는 말투가 어눌해진다. 물론 의식하면 또렷이 말할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애쓰진 않는다. 손과 발부터 얼굴까지 온몸이 빨개지는  아빠를 닮았다. 좋은 것도 아닌데 이걸 닮았네. 아 참, 내키지 않은 술자리에서는 꽤나 용이하긴 하다.


손발이 저릿저릿하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숨을 크게 내뱉는다. 몸안에서부터 술냄새와 함께 뜨거운 숨이 나온다. 괜히 일찍 자고 싶은 날 술을 마시곤 한다. 무거운 눈꺼풀의 힘을 빌려 금세 잠에 든다. 심지어 아주 잘 잔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땐 소주도 마셨는데, 왜인지 모르게 나이가 들면서 기분 좋은 숙취를 위해 딱 맥주 한 캔 정도로 자제하기 시작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정도의 음주는 피하는 게 상책이란 걸 잘 안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끼며 침대에 누웠다. 금세 잠이   몽롱한 기분에 취한다. 이상하게  대신 입으로 내뱉는  숨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금방 잠에 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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