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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Apr 25. 2021

네 생각

그냥 문득 네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초저녁이나, 이어폰 나눠 끼고 듣던 그 노래가 들려올 때나, 우리 같이 걸었던 그 길을 지나칠 때마다 추억에 잠기는 듯 네 생각이 밀려 들어온다. 시간이 흐르면서 안 좋았던 기억은 떠 내려가고 그저 좋았던, 행복했던 기억만 남아 추억이 되었나 보다.


네 생각이 들 때면 몇 년이나 지나간 인연인 너를 못 놓는 게 아닐까 자책했고, 네게 죄스러웠다. 너에게 전해지진 않지만 어쩌면 미련이고 부담처럼 느껴질까 봐 걱정했다.


이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 싶다. 네 생각이 드는걸 내가 막을 수 있을까 싶다. 너무 자연스러워 물 흐르듯 들어오는 네 생각에 이따금씩 마음이 요동친다. 사무치게 보고 싶은 그리움은 아니지만 좋았던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네 생각이 들 때마다 기도한다. 부디 잘 지내기를 그저 건강과 평안을 기도한다. 네가 잘 지낸다면 네 생각이 날 때 덜 미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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