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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Apr 26. 2021

여자사람

어릴 적,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핑크색과 레이스를 강요받았다. 치마와 원피스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긴 머리를 이쁘게 땋거나 파마하곤 했다. 당시엔 나도 공주가 된 마냥 당연한 듯이 좋아했던 것 같다. 내 의지라곤 연한 핑크와 진한 핑크를 고르는 정도지 않았을까 싶다.


페미라고 말하긴 거창하지만, 여자로서 너무 당연하게 무언가를 요구받는 이 사회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정장치마와 구두, 화장, 제모와 같은 보통의 미용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전에는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의문을 가지지 못했다는 게 속상할 뿐이다.


의식이 깨어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고,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 집단이 훨씬 많다. 나 역시도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조금 더 강해지고 내 생각을 확고히 할 필요를 느낀다.


나를 포함한 여성들의 작은 시작과 같은 첫 발걸음이 페미라는 이름으로 비난 혹은 오지랖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발 내딛고 싶다. 여자라는 성별을 가진 사람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갈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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