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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Apr 28. 2021

옆집 아이가 우는 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온다. 아침에 출근할 때쯤 울고, 저녁 먹을 때쯤 울고, 밤에 잠들기 전에 운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도 꽤나 많이 우는 듯하다. 처음엔 꽤나 큰 울음소리에 부실한 방음에 놀랐고 이젠 어느 정도 적응했는지 또 우는구나 싶다.


언제 한번 계단에서 마주친 그 아이는 참 귀엽고 의젓해 보였는데, 왜 이렇게 자주 우는 건지. 아이야 뭐가 그렇게 서럽길래 매일을 우는 거야, 그렇게 울면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니. 아이의 그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쩌렁쩌렁한 울음이 신기하다. 목이 아프지 않을까 괜한 걱정도 든다. 얼른 자라서 울음을 참을 줄 아는 아이가 되렴.


어릴 적 나는 얼마나 울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목이 터져라 울던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어른이 되었구나 싶었고, 그때 울며 고집부리던 나를 호락호락하게 넘겨주지 않은 부모님 덕분에 타협이란 걸 배웠구나 싶었다. 내 울음이 옆집까지 들렸으려나. 옆집 아이의 울음에  어린 시절이 소환되다니 웃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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