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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y 05. 2021

싫은 사람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만한 싫어했던 사람이 두 명 있다. 사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사람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해 싫어했다고 정의하기엔 애매하지만, 그 당시 난 온 마음 다해 싫어했던 건 분명하다.


첫째로, 중학교 시절 동갑내기 친구다. 1년을 제일 친한 단짝으로 지내다 하나의 오해와 하나의 거짓말이 손 쓸 수도 없게 커져버렸고, 이후 서로에게 남은 건 상처와 추억마저 덮어버릴 싫어하는 감정이었다. 응어리를 풀 기회가 있었지만,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진 우리는 그 기회를 제 손으로 쳐내고 말았다.


둘째로, 대학교 학과 선배다. 이 선배 역시 처음엔 좋은 선후배로 나름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었는데, 당시의 나는 이 선배의 가면 뒤 모습을 알지 못했었다. 주위에서 그 선배와 어울리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었지만, 내겐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 가볍게 무시했고 그 결과는 내가 감당해야 할 죗값과 같았다. 질이 좋지 않은 선배였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진실 없이 부풀리기 바빴고, 이곳저곳 퍼 나르기까지 했다. 늦게나마 손절해서 천만다행이다.


누군가를 싫어하고 싶지 않다.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처럼, 나 역시 모든 이를 좋게 받아들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될 때가 종종 있다. 싫어하는 사람이 두 명뿐이라고 해야 할지, 두 명 이나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더 이상의 좋지 않은 인연은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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