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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y 19. 2021

소원팔찌

1년 전, 제주도에서 산 실팔찌가 드디어 끊어졌다. 꽤나 굵었기 때문에 팔찌를 묶어 차면서도 이게 과연 끊어지려나 의문이 들었었는데, 드디어 끊어지듯 풀어졌다. 제주도의 추억과 내 소원이 담긴 이 팔찌는 일 년이나 내 팔목에 붙어있었다. 제주도 액세서리 소품샵 사장님이 직접 한 땀 한 땀 엮어 만든 팔찌였는데, 알록달록 여러 색의 실이 섞인 팔찌가 한눈에 띄어서 잽싸게 구매한 기억이 난다. 당시에 코로나 19가 막 퍼지기 시작한 때라 나를 포함해 내 주변의 건강을 소원으로 빌었다.


이상하게 다른 액세서리보다 팔찌를 유독 좋아한다. 물에 닿아도 괜찮은 액세서리라서 부담이 없기도 하고, 정말 기본 액세서리 느낌이다. 옷사이로 살짝씩 보이는 팔찌가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이번에 끊어진 팔찌를 뒤로하고 새 팔찌를 꺼냈다. 4년 전 이탈리아 여행 때 사온 크루치아니 팔찌였는데, 악세사리함 깊숙이 넣어둔걸 이제야 발견했다.


새 소원팔찌를 차면서, 새 소원을 빌었다. 올해 2021년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는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현재가 속한 해가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란다. 그렇다면 지난해보다 올해가 행복해야 하고, 올해보다 다음 해가 행복해야 한다.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내 소원을 들어줘, 팔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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