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의 작은 눈덩이가 거대한 산사태가 될 때

불안이 불안을 낳는 '피드백 루프' 끊기

by 이지현

하나의 작은 불안감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내가 보낸 메일에 실수가 있었나?" 처음에는 사소했던 이 의심이, 어느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서 멈추지 않는 연쇄 반응을 일으킵니다. '실수했다면, 상사가 나를 무능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배제되겠지. 결국 내 평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이 회사에 더는 다닐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작은 눈덩이 같았던 불안이, 온갖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집어삼키며 거대한 산사태가 되어 당신의 마음을 덮쳐버립니다. 시스템 이론에서는 이처럼 한 시스템의 출력(Output)이 다시 입력(Input)으로 돌아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라고 부릅니다. 우리 초민감자(HSP)들에게 불안은 종종 이 '양성 피드백 루프'의 형태를 띱니다. 즉, 불안이라는 출력이 더 큰 불안이라는 입력을 만들어내며,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불안의 감옥에 가두는 '피드백 루프'의 정체를 깊이 탐색하고, 이 질주하는 열차를 멈춰 세울 가장 효과적인 비상 브레이크, '아로마테라피'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특히, 상쾌하고 예리한 향기는 우리의 뇌에 예상치 못한 감각적 충격을 주어, 기존의 사고 패턴을 깨뜨리는 '패턴 인터럽트(Pattern Interrupt)' 역할을 합니다. 향기는 복잡한 생각의 과정을 건너뛰고, 우리의 가장 원시적인 감각을 깨워, 당신이 불안의 고리에서 즉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향기로운 탈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왜 초민감자의 불안은 '피드백 루프'에 빠지기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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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신호의 증폭 ('깊은 정보 처리')

모든 것은 아주 작은 '신호'에서 시작됩니다. 상대방의 미묘한 표정 변화, 평소와 다른 메시지 톤, 혹은 나의 작은 실수. 비초민감자의 뇌는 이러한 신호들을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초민감자의 '깊은 정보 처리(Depth of Processing)' 뇌는 이 작은 단서 하나를 가지고 수많은 분석을 시작합니다. "그의 표정이 굳어진 것은 내가 한 말 때문일까?", "메시지 끝에 이모티콘이 없는 것은 화가 났다는 뜻일까?" 이처럼 작은 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과 미래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최초의 작은 불안은 순식간에 몇 배로 증폭됩니다.


신체 반응의 발현 (과각성된 편도체)

증폭된 불안감은 뇌의 경보 시스템인 편도체(Amygdala)를 활성화시킵니다. 초민감자의 편도체는 매우 민감하여, 작은 감정적 자극에도 쉽게 '위협' 신호를 보내고, 몸을 '투쟁-도피' 모드로 전환시킵니다. 이 신호에 따라 우리의 몸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심장이 더 빨리 뛰고, 호흡이 얕아지며, 손에 땀이 나고, 위장이 굳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입니다.


3단계: 신체 신호의 재해석 (악순환의 완성)

문제는 바로 이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우리의 섬세한 '내부 감각 인식(Interoception)' 능력은, 이 미세한 신체 변화를 놓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감지합니다. 그리고 이성적인 뇌는 이 신체 신호를 '불안의 증거'로 재해석합니다.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는 걸 보니,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인가 봐!", "손에 땀이 나는 걸 보니, 나는 지금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구나." 이처럼 자신의 신체 반응을 불안의 추가적인 증거로 삼는 순간, 불안의 '피드백 루프'는 완성됩니다. 불안한 생각 → 신체 반응 → 신체 반응에 대한 불안 → 더 불안한 생각의 고리가 걷잡을 수 없이 반복되며, 우리는 패닉 상태에 가까운 극심한 불안에 압도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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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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