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라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문제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 우리는 종종 나무 한 그루에만 집착하느라 거대한 숲 전체를 보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 나의 작은 실수 하나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고, 그 문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무력감에 빠집니다. 머리로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자', '객관적으로 봐야 해'라고 외치지만, 마음은 이미 문제와 한 몸이 되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댑니다. 특히, 모든 것을 깊이 느끼고 처리하는 우리 초민감자(HSP)들에게, 문제와 '거리'를 두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문제에 '몰입'하는 데에는 능숙하지만, 그 몰입이 우리를 집어삼키도록 내버려 둘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처럼 감정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그 늪에서 잠시 빠져나와 뭍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심리적 거리두기(Psychological Distancing)'라고 부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우리를 문제의 감옥에서 해방시켜 줄 '심리적 거리두기'라는 강력한 도구를 탐구하고, 이 과정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돕는 '아로마테라피'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초민감자의 핵심 특성인 '깊은 정보 처리(Depth of Processing)'는 우리가 문제를 남들보다 훨씬 더 깊고 상세하게 분석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문제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원인, 관련된 모든 사람의 감정, 그리고 이 문제가 미래에 미칠 영향까지 모든 것을 고려합니다. 이는 마치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듯, 문제의 모든 디테일을 확대해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사소한 디테일에 매몰시켜 전체적인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터널 시야'에 갇히게 만듭니다.
우리의 뇌는 감정의 경보 시스템인 편도체(Amygdala)가 매우 민감하여, 문제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좌절, 분노와 같은 감정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경험합니다. 이 강렬한 감정은 문제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곤 합니다. 감정의 폭풍우 속에서는 이성적인 사고가 마비되고,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인 접근 대신, 감정에 휩쓸려 허우적대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를, 문제로 인해 발생한 감정을 다스리는 데 모두 소모해 버리고 깊은 탈진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초민감자는 종종 '나'와 '문제'를 분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저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내면화하기 쉽습니다. 타인의 감정에 대한 높은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잘못마저도 나의 책임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이처럼 문제와 나를 동일시하는 경향은, 우리를 끝없는 자기 비판의 굴레에 가두고, 문제로부터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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