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감자 '내려놓음'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가을 불필요한 것들을 떠나보내기 위한 향기 솔루션

by 이지현

가을입니다. 쨍한 햇살은 부드러워지고, 바람의 결은 서늘해졌습니다. 한때 온 힘을 다해 광합성을 하던 나뭇잎들은 이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가장 화려한 색으로 스스로를 물들인 뒤 미련 없이 땅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알베르 카뮈는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가을의 '떨어짐'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준비 과정임을 의미합니다. 우리 초민감자(HSP)들에게 가을은 종종 스산함과 함께 약간의 우울감을 가져다주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 바로 '내려놓음'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가장 위대한 스승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과 삶에도, 이제는 떠나보내야 할 낡은 잎들이 무성하지는 않나요? 더 이상 나에게 기쁨을 주지 않는 낡은 물건들, 끝난 줄 알면서도 미련 때문에 놓지 못하는 과거의 관계, "언젠가는 해야지"라며 붙들고 있는 묵은 감정과 미완성의 계획들. 우리는 종종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이상 우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들을 꽉 쥔 채 살아갑니다. 하지만 꽉 쥔 손 안에는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듯, 비우지 않은 마음의 공간에는 새로운 기회와 영감이 깃들 수 없습니다. 나뭇잎이 떨어져야 나무가 겨울을 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내려놓음'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가을이라는 계절의 지혜를 빌려, 우리의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불필요한 것들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왜 초민감자는 '내려놓음'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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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정보 처리'와 모든 것에 깃든 의미

초민감자의 뇌는 모든 경험을 깊이, 그리고 풍부한 감각적 디테일과 함께 저장합니다. 이 '깊은 정보 처리(Depth of Processing)' 특성은, 우리가 가진 사물이나 관계, 심지어는 감정 하나하나에 남들보다 더 많은 의미와 이야기를 부여하게 만듭니다. 낡은 스웨터 하나에도 그것을 입었을 때의 행복했던 기억과 감촉이 생생하게 깃들어 있고, 끝난 관계 속에서도 좋았던 순간들이 고화질 영상처럼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에 깃든 깊은 의미와 연결감은, 우리에게 '내려놓음'을 단순히 물건을 버리거나 관계를 정리하는 행위를 넘어, 나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과 같은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변화에 대한 저항과 '안정'에 대한 갈망

초민감자의 신경계는 '항상성(Homeostasis)', 즉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익숙한 물건, 오래된 관계, 변치 않는 감정은 우리의 섬세한 신경계를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보호하는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내려놓음'은 바로 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세계에 '변화'와 '상실'이라는 균열을 내는 행위입니다. 우리의 뇌는 이 변화를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지금 이대로가 안전해"라며 저항합니다. 더 이상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낡은 관계나 습관을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그 불완전함이 주는 고통보다, 미지의 세계가 주는 불안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후회에 대한 두려움과 완벽주의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모든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에 대해 깊이 책임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이걸 버렸는데, 나중에 꼭 필요해지면 어떡하지?", "이 관계를 끝냈는데, 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처럼 '잘못된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후회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은, 우리를 어떤 것도 쉽게 결정하고 내려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버린다'는 행위는 되돌릴 수 없는 최종적인 결정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완벽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그 결정을 유보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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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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