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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브레인 포그(Brain Fog)'를 걷어내는 향

밤새 쉴 틈 없었던 HSP의 뇌

by 이지현

알람 소리에 눈을 떴지만, 의식은 여전히 깊은 물속에 잠겨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잠을 잤는데도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현실 감각이 뚜렷하게 돌아오지 않는 느낌. 몸은 침대 위에 있지만, 마음은 방금 꿨던 꿈의 잔상이나 무의식의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워보지만, 생각은 느리게 흐르고 단어는 잘 떠오르지 않으며,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가 어디에도 없는 듯한 막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상태를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표현하며, 개운하지 않은 아침을 맞이하곤 합니다.

이러한 아침의 멍함은 단순히 잠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낮 동안 받아들인 수많은 정보와 감정을 처리하느라, 당신의 뇌가 밤새도록 쉴 틈 없이 움직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초민감자(HSP)의 뇌는 수면 중에도 깊은 정보 처리를 지속하며, 생생하고 복잡한 꿈을 꾸는 경향이 있습니다. 꿈은 무의식의 정보 처리 과정이라고도 하는데, 너무 많은 꿈을 꾸거나 감정적인 처리가 밤새 이어지면, 아침이 되어도 뇌가 수면 모드에서 활동 모드로 전환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이때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거나 카페인을 들이키는 것보다, 감각을 통해 뇌를 부드럽게 깨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후각은 뇌의 각성 중추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즉각적으로 뇌의 상태를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톡 쏘는 레몬이나 시원한 페퍼민트와 같은 선명한 향기는, 모호한 꿈의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을 그어주고, 머릿속 안개를 걷어내어 지금, 여기로 의식을 데려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침의 멍함을 맑음으로 바꾸는 향기로운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왜 우리는 아침에 안개 속을 헤매는가?

수면 관성의 지속

잠에서 깬 직후, 일시적으로 비몽사몽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수면 관성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지만, 깊은 잠에서 갑자기 깨어나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을 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초민감자는 얕은 잠을 자거나 꿈을 많이 꾸는 경향이 있어, 뇌가 완전히 깨어나는 데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뇌의 각성 시스템이 천천히 부팅되는 동안, 우리는 안개 속에 갇힌 듯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의식의 과부하와 꿈의 잔상

HSP는 낮 동안 의식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수많은 감각 정보와 감정들을 잠을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처리하곤 합니다. 이 과정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때로는 그 꿈이 너무 생생하거나 감정적으로 강렬해서 깨어난 후에도 현실 감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꿈속에서의 감정이 현실로 이어져 이유 없이 기분이 다운되거나, 꿈의 내용이 머릿속을 맴돌아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뇌가 아직 밤의 작업을 끝내지 못해 아침의 작업으로 넘어오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계의 활성화 지연

아침에 눈을 뜨면 활동을 위해 교감신경계가 적절히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밤새 긴장 상태였거나 반대로 너무 깊은 무의식의 세계에 몰입해 있었다면, 자율신경계의 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몸은 깨어났지만 신경계는 여전히 이완 상태에 머물러 있어, 혈압과 심박수가 충분히 오르지 않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해 멍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시동은 걸렸지만 엔진이 예열되지 않은 자동차와 비슷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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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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