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가 지독하게 배어있나요?
한 주의 피로가 정점에 달하는 목요일 오후가 되면, 평소보다 세상의 볼륨이 한 단계 더 높아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배경음으로 넘겼던 전화벨 소리나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오늘따라 유독 귓가를 때리는 소음 공해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우리 초민감자에게는 이러한 예민한 반응이 단순한 짜증이 아니라, 지친 뇌가 소리를 걸러내는 필터 기능이 약해져 외부 자극이 여과 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귀를 막아보아도 마음속에서 울리는 소란스러움까지 잠재우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쏟아지는 소리 자극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신경계가 쉴 틈 없이 곤두서게 되어 더 깊은 피로감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소리를 차단하려 애쓰기보다, 시끄러운 외부 세계와 나 사이에 안전한 심리적 거리를 두는 마음의 차음벽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요한 사원의 공기를 닮은 프랑킨센스(Frankincense)와 미르(Myrrh) 향기를 활용하여 얇아진 신경막을 보호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깊고 그윽한 나무와 수지의 향기들은 소란스러운 세상과 나 사이에 '고요한 틈'을 만들어, 마치 정적인 공간에 홀로 앉아 있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해 줄 수 있습니다. 이 향기로운 침묵 속에서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잔뜩 긴장했던 신경계가 비로소 편안하게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의 흔적들
오늘 하루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짜증 섞인 한숨, 회의 시간에 오갔던 날 선 비판, 혹은 누군가의 우울한 하소연들이 내 마음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마치 고기 냄새가 밴 코트처럼, 원하지 않는 타인의 기운이 나를 감싸고 있어 불쾌함을 유발합니다. 이 보이지 않는 흔적들은 내 본연의 감정을 흐리게 만들고, 이유 모를 답답함과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명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내 감정이고, 어디서부터가 남의 감정인지 구분이 모호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동료의 불안이 나의 불안이 되고, 상사의 분노가 나의 위축감으로 이어져 퇴근 후에도 그 감정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내 마음에 타인의 자리가 너무 크게 차지하고 있어, 정작 내가 편히 쉴 공간이 부족해진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깨끗해지고 싶다", "다 털어버리고 싶다"는 정화의 욕구가 강하게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나를 보호하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오염된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듯, 오염된 감정을 계속 품고 있으면 마음의 병이 될 수 있기에, 우리에게는 감정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감정의 스펀지, 흡수와 전염
섬세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 에너지를 무의식적으로 빨아들입니다. 긍정적인 에너지뿐만 아니라 부정적이고 탁한 에너지까지 여과 없이 흡수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 다녀오면 기가 빨리는 듯한 탈진감을 느끼게 됩니다. 남들은 겉옷에만 먼지가 묻는다면, HSP는 속옷까지 냄새가 배어버리는 것처럼 깊숙이 영향을 받는 구조를 가졌습니다.
타인과 나 사이의 심리적, 에너지적 경계가 얇아 외부의 자극이 쉽게 침투합니다. 방어막이 튼튼하지 않아 남들의 무례함이나 부정적인 태도에 쉽게 상처받고, 그 여파가 오래 지속되곤 합니다. 주말 동안 혼자만의 동굴이 필요한 이유는, 이렇게 얇아진 경계막을 복구하고 다시 단단하게 만들기 위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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