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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김과장 Apr 14. 2024

14일차. 미미한 변화, 의구심

2주 전 처음 긍정일기(?)를 쓰기로 마음을 먹은 건 주변의 부정적인 말들이 듣기 싫어서 시작했다.


"내 처지에 무슨."

"내 인생이 그렇지."

"그냥 이렇게 살다 죽지 뭐."

"내 인생은 망했어."

"그게 되겠어?"


일단 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 사람들이 싫었다. 그게 될지 안될지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저런 생각들을 안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하소연만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공감해주고 싶지 않았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서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에서 이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했다. 나 역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기에 나로서는 제법 도전적인 목표였다. 


그런데 하루를 돌아보며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려고 하니 나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행복했나? 정말 기분이 괜찮았나? 글을 쓰기 위해 나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가?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건 쉽지만, 매일 루틴한 일상 속에서 긍정을 찾아보려니 쉽지 않았다. 내가 매일 쓰는 이 글들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한 달이 지났을 때 변화가 있을까?'

'이렇게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오늘도 노트북을 열어 글을 써내려 간다.

얼마 전 친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넌 한다고 한 건 어떻게든 하더라. 넌 또 할 거야. 매번 그랬으니까."


친구의 말에 힘이 났다.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어쩌면 내가 나를 믿는 것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더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넌 할 수 있어."


이 말이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한 달 뒤에도 내 인생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지도 모른다. 조금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길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거 기쁜 마음으로 계속해보기로 했다.


나도 나를 좀 더 믿어보자고 마음을 먹으고 2주차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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