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빌 아일랜드
외국인들은 왜 우리나라 시장에 흥미를 가질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여행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시장에 방문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그때마다 이것저것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 공감을 못하는 편이었다.
외국에도 시장이 있을텐데 그렇게나 많이 다를까?
그리고 이 생각은 벤쿠버의 시장에 방문하자마자 달라졌다.
이래서 다들 신기해 했구나.
벤쿠버를 둘러보기로 한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그랜빌 아일랜드'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 여러가지 음식을 팔고 있다는 블로그를 보았고, 특히 맛있다는 평이 자자한 '글램 차우더'를 아침 먹고 싶었기에 첫 일정으로 택했다. 그랜빌 아일랜드라고 써있는 커다란 글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시장으로 곧장 향했다. 우리 나라 시장은 야외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캐나다의 시장은 실내에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안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국의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 넘치고 있었다. 아기자기한 핸드 메이드 상품부터 시작해 온갖 치즈들을 파는 가게와 다양한 디저트, 맛있는 음식들. 무엇보다 시장의 규모가 굉장히 컸다.
만약 벤쿠버에 살면 주말마다 이곳에 올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한 설레기 시작했다. 벤쿠버 여행 중 우리가 그랜빌 아일랜드에 할애하기로 계획한 시간은 두 시간 정도. 이 시간 안에 모든 곳을 둘러보고 모든 음식을 체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에 이곳에 살며 찬찬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처음 벤쿠버 공항에 도착했을 때 들었던 실망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곳에 오기로 한 목표였던 글램차우더도 굉장히 맛있었고 곁들이기 위해 구입한 아보카드 연어롤도 마음에 들었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내 친구에게 같이 벤쿠버에 와서 살자고 꼬시기 시작한 것이...ㅎㅎ
이미 옐로나이프에서부터 그랬지만 난 점점 더 캐나다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었다.
열심히 일을 하고 쉬는 날에는 이곳의 사람들의 문화와 먹거리, 사는 모습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지낼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할 것 같았다. 몇 개월을 살더라도 외국에서 직접 돈을 벌고 생활을 해보는 경험은 내가 죽을 때까지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이 되고 또 힘들 때마다 한 번씩 꺼내서 곱씹을 수 있는 인생의 영양제가 될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성공적인 첫 일정 덕분에 남은 벤쿠버에서의 일정도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내 친구와 나는 다음 일정으로 개스 타운 증기 시계를 보러 가는 것을 택했고 버스를 타기 위해 마켓에서 나왔다.
"어라? 비 온다."
그리고 이에 맞춰 레인쿠버라는 명성에 걸맞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