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터키를 걷다_(2)

터키 여행에서 다음이란 없고, 부르는 게 값이 아니라 깎는 게 값이다!

by 현진


그랜드 바자르를 만나다!

터기 여행의 첫날, 우리의 패키지여행이 시작됐습니다. 패키지여행은 많은 장점과 단점이 있겠지만 가장 큰 장점이라면 일정 내내 아무 고민 없이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마음을 활짝 열고, 몸과 마음(?)을 가이드에게 맡기기로 결심했기에 별다른 아쉬움 없이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 처음으로 우리가 갈 곳은 "그랜드 바자르" 터키어로 '덮여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로 아치형 돔 지붕으로 덮여 있는 대형 실내 시장으로 터키의 전통 특산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그랜드 바자르입니다. 우리가 만난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바자르'라는 말에서 오늘날 우리가 '바자회'의 기원이 된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래서 '패키지 여행의 반은 가이드' 라고 하나보다 하며 머리를 심하게 끄덕여 봅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탓에 9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image_6161950771501469314478.jpg?type=w773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
리라를 아시나요?!

도착했을 때와는 다르게 눈에 띄게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습니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9시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엄청난 크기의 시장 내부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지만 우리에게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환전!

image_2603306101501470018959.jpg?type=w773 그랜드 바자르에 있는 환전소

터키에서는 유로, 달러, 리라. 세 가지 화폐 모두가 사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리라는 한국에서도 환전하기가 어려워 저희는 떠나올 때부터 그랜드 바자르에서 환전하기로 했습니다. 가이드 말도 그렇고, 여행자들에 따르면 이곳 환전소가 수수료가 없어서 가장 저렴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렴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여행 첫날 환전소에서 어떻게든 환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녀본 결과 리라를 가장 많이 쓰고, 다른 화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기 때문이죠. 여행자들 입장에서는 하나로 통일해주면 정말 편할 것 같은데... 가이들 말을 들어보니 그건 참 쉽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달러로 가져온 돈 중에서 팁으로 줄 20달러를 제외하고 80달러를 리라로 환전했습니다. 리라 환율 325원 일 때 기준으로 보자면 7박 9일의 여행 동안 쓰기에는 부족함은 없는 금액이었지만 이후의 다른 사람이 여행을 간다면 넉넉하게 100달러를 환전하라고 추천하겠습니다. 참 넉넉한(!) 돈이죠? 그런데 그 돈이며 충분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 이야기에서... ㅋㅋㅋ) 이제 환전을 했으니 본격적으로 그랜드 바자르 쇼핑을 시작합니다.

image_7093932171501470939822.jpg?type=w773 그랜드 바자르, 넘나도 사고 싶었던 조명들


저는 터키로 오기 전 이곳에서 꼭 사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나자르 본주'입니다. 나자르 본주는 터키의 부적으로 푸른 유리에 눈이 그려져 있어서 재앙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터키의 대표적인 기념품인데요. 굳이 수많은 기념품 중에서 이것을 사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왠지 여행 내내 우리를 지켜줄 것만 같았거든요!

image_462538531501471876543.jpg?type=w773 나자르 본주 기념품


시장의 크기는 눈으로 본 것으로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한 번 길을 잘 못 들었다가는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자유여행이라면 길을 잃더라도 여행의 낭만(?)쯤으로 기억하면 그만이지만 패키지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약속. 1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다 볼 수도 없을뿐더러 길을 잃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간도 뺏는 것이 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가운데 널따란 가장 큰길을 기준으로 오른쪽 길과 왼쪽 길을 왔다 갔다 합니다. 잠깐만 둘러봐도 이곳에서 주로 파는 것은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이기 때문에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는 비슷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 것이다' 싶은 물건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렵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다른 데 있습니다. 부르는 게 값인 그랜드 바자르의 가격 때문인데요. 물론 어느 곳이든 그러하지만 터키는 제가 느낀 바 유달리 정가제 개념이 없었습니다. 가게마다도 같은 상품의 가격이 천차만별. 현지 사람도 아니고 살면서 큰 맘먹고 한 번 들른 곳에서 여행자들이 단번에 적당한 가격을 알아차린다는 게 어떻게 쉽겠습니까? 그런 이유 때문이지 여행을 떠나오기 전 수많은 블로그를 봤지만 얼마에 샀다는 글은 생각보다 더 없던 터라 가격 흥정은 너무나도 큰 숙제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부르는 게 값이기도 하지만 깎는 게 값이기도 하다는 심정으로 다섯 군데 정도의 상점에서 경험(?)을 쌓고 나니 느낌! 알겠더라고요.


처음 가격은 두 개에 40리라. 우리나라 돈으로 1만 3천 원 정도를 부른 셈인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더니 30리라에 주겠다고 합니다. 그걸로도 만족스럽지는 않더군요. 돌아서는 우리를 잡더니 20리라에 주겠다고 합니다. 하나에 3천5백 원, 그 정도면 서로 아쉽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콜!!! 결국 꿈에 그리던(?) 나자르 본주 팔찌를 갖게 되었습니다!


살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사라!
image_5958540051501508676029.jpg?type=w773 나자르 본주 팔찌, 그랜드 바자르에서.
image_1413749971501509016110.jpg?type=w773 카파도키아 열기구 & 나자르 본주


팔찌의 덕분인지 그냥 운이 좋았던 탓인지 우리는 나머지 일정을 아무 탈 없이 여행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팔찌를 보며 흡족해하기도 했죠!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팔찌를 다른 색으로 하나씩 더 사고, 친구들에게도 이것을 선물하기로! 그런데 말입니다! 다음을 기약했던 쇼핑은 그다음 날에도, 그 다음다음날에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나자르 본주 팔찌는 어느 곳에 가던지 만날 수 있었지만 우리가 샀던 그리고 애타게 찾고 있는 저 팔찌는 다시 볼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터키에서만큼은 살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사세요! 다음이란 없습니다.


아, 우리가 좋은 가격에 산 건지 궁금하시죠? 나쁜 가격에 산 것은 분명 아니었지만 놀랍게도 저 가격보다 싸게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제가 말했죠? 그랜드 바자르에서는 깎는 게 값이라고요. 후에 가이드한테 들은 말에 따르면 웬만하면 50퍼센트를 깎아서 부르고, 더 깎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되는 이유는 정가 개념이 없기 때문에 많은 상인들이 값을 제시하고는 흥정하는 사이에 자기가 제시한 가격을 잊어버린다는 사실. ㅋㅋㅋㅋ


이제 가시는 여러분들은 더 좋은 가격에 사시길 바라봅니다!


잊지 마세요! 부르는 게 값이 아니라 깎는 게 값이다!

터키 여행에서 다음이란 없다! 살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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