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나 텔레비젼에서 전설적인 루마니아의 기계체조 선수, 코마네치를 보고 체조 선수에의 꿈을 키웠었다. 마침 YMCA 에 리듬체조 프로그램이 있어 배우기 시작해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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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조 선생님이 엄마에게 입시 준비 권유했을 때 엄마는 단칼에 no 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겐 무조건 공부하라고 전공은 절대 안된다고 모두 그만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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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마한테 왜 리듬체조 그만두게 했냐고 물어봤는데 (뭐 여러번 물어봤지만) 단순히 지원도 힘들고 성공도 힘들어서뿐만은 아니라고 했다. 어느날 티비에서 체조 선수가 부상 당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먹은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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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건 어린 나이에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꿈을 잃은 것은 큰 상처이긴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취미로라도 계속 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이다. 이것저것 조금씩 했지만 제대로 배울 여유가 없기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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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수료하고 한국 들어와서 좀 본격적으로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8-10세 때의 신체 컨디션과는 당연히 너무나 다를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체조와 무용의 차이에도 좀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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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커서 보니 부상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할수밖에 없었다. 탄츠 이전 잠깐 한국무용 동호회 할 땐 허리가 아파 그만뒀고, 탄츠에서 현대무용이나 재즈 때는 플로어할 때 발에 굳은살이나 찰과상이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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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는 사실 무용 양말이나 워머, 습윤 밴드, 티눈 밴드 등으로 관리를 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각종 근육, 관절 통증이 동반됐다. 본격적으로 물리치료, 재활치료, 운동치료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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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바른 발레 생활> 의 저자는 마흔이라는 나이에 아이들을 발레를 시키면서 자신도 용기를 내어 성인 취미 발레를 시작했다고 한다. 타고난 유연성과 넘치는 열정으로 빠르게 발레 실력이 향상되었지만 군면제급 부상과 수술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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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부상을 당하고서야 자신의 유연성이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유연한데 그에 따라주는 근력이 없어도 부상 당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책은 제대로 바워크 해서 부상을 피하는 것 위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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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건 얼마 안되었는데 진짜 다른 것보다 부상에 대한 염려가 좀 많긴 하다. 게다가 요즘엔 마스크 쓰고 무용하는 것에 좀 많이 지친 느낌이다. 얼마전 약간 숨쉬기 힘든 경험도 하고 신경도 예민해 졌다고 해서 고민이 많이 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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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무용을 배울 수 있을지, 마스크를 벗고 무용을 할 수 있는 날이 올지 요즘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진짜 오래 꾸준히 건강히 해야지 하고 계속 생각해 왔는데 요즘은 좀 그런 마음이 많이 약해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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