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디지털 대청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상태. 오늘 아침 8시에서 8시 35분이 그랬다. 잠에서 깬 것 같긴 했는데 내가 왜 잠에서 깼는지 알 수 없었고 다른 방에서 울리는 알람을 들으며 알람을 끄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웠다. 알람음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었는데 서글픈 목소리의 노래라 ‘내 무의식에 좋지 않겠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어찌저찌 알람을 껐다.
꿈 속에서 코칭을 받았고 놀라 깨니, 8시 35분. 8시 30분에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알고 보니 무음으로 해놓고 자서 전화벨을 듣지 못했다. 언제 나의 인트로 세미나를 열 것인지 통화하고 나니 9시 5분. 지금 글을 쓰면서 내가 이번에도 시간 매니징을 하지 못했다는 걸 발견했다.
바로 일정대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배가 고팠다. 아침을 준비하려고 가니, 오트밀이 다 떨어졌다. 밥은 먹고 싶지 않았고 하물며 밥을 먹고 싶다 하더라도 반찬이 없었다. 배고프게 있을 수는 없다, 싶어서 귤 세 개와 차를 들고 책상에 앉았는데 배가 고팠다. 잘 먹어야 한다. 쇼핑을 하자. (쇼핑을 정말 싫어해서이렇게 100번이고 내 자신에게 내되여야 한다.)
오늘은 종이/문서/책/노트 다음으로 복병일 거라고 생각했던 노트북과 외장하드 정리 시간!
시작은 생각보다 쉬워서 놀랐다. 굵직굵직하게 ‘문서’에 내가 사용하는 폴더들을 만들어주고 모든 파일을 거기에 놓고 사용한다. 바탕화면에는 지금 당장 사용하는 것들만 남겨놓고 다운로드 폴더와 바탕화면은 매일 비운다. 전자 파일을 훑다 보니, 종이/문서/노트를 정말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 매일매일 혹은 주기적으로 비우고 버려야 한다. 그래야 필요할 때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 들었던 세미나에서 매일 비우는 작업을 하면서 하루를 끝내는 작업을 연습했다. 나는 글을 쓰고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다시는 이렇게 쌓아만 놓고 그때그때 필요 없는 걸 버리고 정리하지 않는 습관으로 살지 않겠다를 경험했다. 다음주부터는 매일 1시간 비우는 시간 & 2시간 기록하는 시간을 내 삶으로 가져가자!
초반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분류하고 버릴 수 있었다. 큰 분류를 끝내니, 파일 개수도 별로 없는 것 같았고 노트북 자체가 심플해져 보였다. 그런데 폴더 하나를 들어가서 디테일하게 들어가다보니 매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하지 않았고 쌓여 있었으니 그러는 게 당연하겠지만. 정리 뿐만 아니라 어떤 도전이든 하다 보면 아무리 강한 결심을 맺더라도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가는 게 자동값이지만…
좀 더 기계적으로 가야한다고 느꼈다. 코치님께 도움을 청하니, 한 마디를 해주셨다.
“이번 목표는 청산이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바로 전화를 요청해 이번 도전의 본질을 여쭤봤다. 내 도전이지만, 내가 계속 헷갈리고 까먹는게 참 웃기지만, 이게 지금 나인데 어쩔 수 없다. 도움을 청해야지..
전화를 통해 버리고 정리하고 말고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봤다. 코치님께 방금 한 말을 녹음으로 남겨줬으면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로도 ‘붙잡고자’하는 내 마음이다. 붙잡고자 하는 마음에는 결핍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게 손에 쥐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꼭 쥐려고 한다? 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가? 아니다.
그리고 아하 모먼트가 찾아왔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은 단순한 대청소가 아니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새로운 나로, 업그레이드 된 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놓아주고
말로만 '비워야 해' 라는 생각을 놓아주고
진짜로 비워주고 놓아주는 것을 해야 한다.
미래의 나를 믿는다.
미래의 나는 그 공간을 멋진 것으로 채울 것이다.
채우기 위해서,
내가 원하는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것을 비워야 한다.
내가 무겁게 짊어지고 사용하지도 않는데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배낭을 비우자.
무겁게 모두 가지고 갈 필요 없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버리고 버리고 또 비우는 연습.
단순히 정리가 아니다.
렛츠고!!!
라며 기쁘게 외쳤는데, 바로 세미나가 있었다. 세미나에서 또 불태우고 나니 6시. 원래 예정되어있던 시간에서 30분이 초과된 시간이다. 어제도 초과됐었는데 이제는 넉넉하게 한 시간을 추가해서 일정을 잡아야겠다.
그리고 다시 디지털 파일 정리하기를 시작했다. 전화 코칭 후 장작 6시간이 흘렀지만, 아까보다는 좀 더 과감하게 파일을 지울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를 물어보니 아까보다는 쉽다는 게 경험됐다. 아직 원하는 만큼 되진 않지만, 아주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복기 하면서 아하 모먼트!
최근에 배웠던 세미나에서 ‘존재 구조’이라는 걸 배우는데, 사람들은 내가 기억하길 바라지만, 잊어버리기를 두려워하는 것들을 붙잡기 위해 기억이 아닌 어딘가에 영구적 존재를 주는 것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이런 영구적 존재들을 ‘존재 구조’라고 하는데 나의 경우 이 존재 구조가 수천가지로 흩어져 있어서 (노트, 종이, 메모장, 디지털파일, 노트북, USB, 메일 등) 어수선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존재는, 즉 미래의 나는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존재 구조가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
결국 간단하다.
Let it go!
그냥 행동으로 하면 된다.
Delete!!!!!
(과연 내일은 그냥 지울 수 있을 것인가 의심스럽지만, delete를 다시 한 번 외쳐본다.)
오늘의 원래 일정
830~845 전화
9~12 외장하드 블랙 (맥/ 윈도우) & 맥북 (바탕화면 / 문서 / 다운로드 /앱)
12~1 점심
1~530 세미나
530~7 저녁
7~9 외장하드 블랙 (맥/ 윈도우) & 맥북 (바탕화면 / 문서 / 다운로드 /앱)
9~11 일지 쓰기/브런치
실제 일정
835~905 전화
920~12 외장하드 블랙 (맥/ 윈도우) & 맥북(바탕화면 / 문서 / 다운로드 /앱)
12~1 점심
1~600 세미나
600~615 전화
615~7 10저녁
710~930 외장하드 블랙 (맥/ 윈도우) & 맥북 (바탕화면 / 문서 / 다운로드 /앱)
930~11 일지 쓰기/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