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길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리도 사랑일까>(2011)는 마고라는 여자의 감정을 따른다. 그녀는 남편 루와 단란한 나날을 보낸다. 두 사람은 5년 동안 짓궂은 장난을 주고받는 친구이자 서로를 보듬어 안는 가족으로 지내왔다. 그런데 마고의 앞에 대니얼이 나타난다. 마고는 반짝반짝 빛을 내는 그와 마주하고나서 알아버리고 만다. 돌아가야 할 그녀의 일상이, 루와의 관계가 닳고 낡아 윤기가 사라진 지 오래라는 것을.
영화의 제목을 뜯어보면 꽤 재미있다. 원제는 'Take This Waltz'. 어느 저녁, 왈츠가 흘러나오면 파티장의 남자와 여자는 자연스럽게 한쌍을 이뤄 춤을 춘다. 한곡이 끝나면 서로 정중히 인사를 주고받는다. 다음 곡에 맞춰 같은 사람과 춤을 이어갈 수 있지만 걸음을 옮겨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맞잡을 수도 있다. 춤이자 음악인 왈츠는 어떤 순간들을 낭만으로 승화시키는 매력이 있다. 그 속에서의 만남과 헤어짐, 선택과 변화는 하룻밤 꿈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이 왈츠를 춰'를 우리말로 바꾸니 '우리도 사랑일까'가 되었다. 누군지 모를 주체가 사랑이라는 관계를 정의 내린다. 그리고선 자신과 다른 누군가의 관계'도' 사랑이 맞는 것인지를 묻는다. 고뇌한다. 괴로워한다. 우리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 마고와 루, 마고와 대니얼, 그 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모습의 연인 또는 부부 모두 '우리'가 될 수 있다. 애정과 증오에 휘감겨 상처를 주고받아 고통스러운 사이 말이다.
감독 사라 폴리는 "익숙한 사랑의 소박한 안락함도 새로운 사랑의 짜릿한 흥분도, 때론 아름답지만 때론 고통스럽다"라고 말한다. '사랑'은 참 모호하다. 실체 대신 경험하고 목격했던 많은 관계는 사랑이 영속성이나 불변성 따윈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움직이는 이유는 사랑이다. 괴롭고 힘들지만 지지부진하게 지속했던 때에도,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끝내 놓아주어야 했던 것도. 타인을 향한 것이든 나 자신을 위한 것이든 사랑을 안고 간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 대한 각기 다른 주제의 리뷰를 여러 필자가 순차적으로 게시할 예정입니다.
Zack
처음엔 사랑이란게
변화는 막을 수 없다.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순간순간의 행복에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닐까.
바야바야바
이 배우, 미셸 윌리엄스
“저도 제 감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잘 몰라요. 그저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거죠. ‘잊어버리는 것’ 은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이에요. 그래서 내 안의 감정의 원천은 나 또한 어디서 오는지 잘 몰라요. 나는 그것이 일종의 ‘마법’이라 생각해요. 나도 모르게 예측할 수도 없는 연기를 반복하게 만들죠.”
사인칭
내가 사랑일까?
마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놀이기구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잠시 이대로 쉬고 싶었다.
다음 영화: <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