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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Nov 02. 2017

변화는 언제나 쉽지 않다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어떤 이는 변화를 원하고 어떤 이는 크게 원하지 않는다. 내 경험칙상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고 기득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다만 현재가 만족스러운 사람에게 변화의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를 조직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아마도 권한을 많이 가진 상위 직급, 부서의 경우 변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굳이 변화를 해서 (개인적으로) 얻을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 변화에 저항하는 체인지 몬스터 Change monster 들은 외부에 있는 적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아군인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변화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성급하고 잘못된 방향의 변화는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고 아예 실패로 이끌기도 한다. 성급하게 회사의 사업을 다변화하다 망한 사례, 변화의 방향을 잘못 잡아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여 실패한 사례를 우리는 종종 뉴스와 신문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변화는 필요하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조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가만히 멈추어 있다가는 도태되기 쉽다. 디지털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코닥 Kodak 과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지 못한 노키아 Nokia 의 사례를 보자. 두 기업 모두 해당 업계의 Top 이었으나 지금은 어디서도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변화를 거부하며 괴물로 남아 있는 순간이 바로 도태가 시작되는 시점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변화가 급작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방향을 검토하고 내용을 조절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또한 변화를 진행하는 지루하고도 느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변화는 말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여기 변화의 어려움에 대한 두 가지 글이 있다. 하나는 세스 고딘의 블로그 글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타임스의 신문기사이다. 변화의 어려움에 맞서는 노력을 강조하는 글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우선, 세스 고딘은 변화를 스트레스를 동반한 여행에 비유하고 있다.


Change is a word for a journey with stress.
You get the journey and you get the stress. At the end, you're a different person. But both elements are part of the deal.
There are plenty of journeys that are stress-free. They take you where you expect, with little in the way of surprise or disappointment. You can call that a commute or even a familiar TV show in reruns.
And there's plenty of stress that's journey-free. What a waste.
We can grow beyond that, achieve more than that and contribute along the way. But to do so, we might need to welcome the stress and the journey too.

변화는 스트레스를 동반한 여행이다.
당신이 여행을 하면 스트레스도 얻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그 결과로 당신은 (더 나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스트레스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여행의 비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스트레스가 없는 여행도 많다. 그러한 여행은 당신에게 큰 놀라움 또는 실망감 없이 당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 당신을 데려다준다. 회사로의 통근 또는 TV show 재방송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여행이 없는 다양한 스트레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넘어 더 많이 성취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여행, 여행 없는 스트레스가 아닌 스트레스가 동반된 여행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스트레스와 여행을 둘 다 반갑게 맞아줄 필요가 있다.


변화에는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당장 회사의 방침 하나만 바뀌어도 우리는 행동을 달리해야 한다. 인사 방침이 바뀌면 승진이 늦어질 수도 있고 외딴곳으로 전출을 가야 할지도 모른다. 회사 비전이 바뀌면 조직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고 인사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간중간 변화에 저항하는 괴물들이 나타나게 된다. 어쩌면 전사적으로 변화에 저항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스 고딘의 글처럼 변화는 조직(또는 구성원)을 더 나은 것으로 바꿔줄 수 있다. 변화의 스트레스 없이 그냥 간다면 조직의 피로도는 적을지 몰라도 조직 전체적으로는 도태되거나 심지어 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 어부들은 낚시해서 잡은 정어리 고기 통에 항상 천적인 메기를 넣는다고 한다. 메기 없는 고기 통에 있는 정어리는 집에 가기 전에 다 죽지만 메기를 넣은 고기 통에 있는 정어리는 집에 까지 살아가기 때문이다. 많이 회자되는 메기의 우화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메기와 함께 있는 정어리는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변화를 마주한 조직 구성원 역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 없이 변화를 낳기는 어렵다. 세스 고딘 역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변화의 힘든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Sketched by Carl Richards From NY Times


삶에서 대부분의 선택은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고 한다.


- 옵션 A : 흥미롭고 복잡하며 빠르지만, 거의 효과가 없음. - MASSIVE CHANGE

- 옵션 B : 지루하고 단순하며 느리지만, 거의 항상 효과가 있음. - SMALL CHANGE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옵션 A에 흥미를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기다릴 필요 없이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반면 옵션 B는 가시적인 성과 없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라면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 Carl Richards 는 최근 한 독자와의 이메일을 통한 교신내용을 그 예로 들어 보였다. 


해당 독자는 방금 완성한 소설을 출판하고 싶어 했지만, 어떻게 대형 출판사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를 몰랐다고 한다. 물론 독자에는 책 계약을 맺기 위해 유명한 출판사를 찾아가는 일이 흥미진진하게 생각되겠지만, 뉴욕 대형 출판사와의 협상은 무척이나 복잡할 것이다. 특히 소설 작가들에게는 거의 효과가 없는 일일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필자는 좀 다른 접근법을 제안했다고 한다. 알고 있는 사람 10, 50명 또는 100명에게 소설에 대한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소설을 쓴 이유와 그 소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밝힌 다음, 읽어보고 의견을 달라고 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소설을 무료로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라고 했다. 

 

100명에게 소설을 보내는 일은 물론 지루하지만 매우 간단한 일이다. 당신의 소설이 좋을 경우 그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 그것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진정으로 효과가 있을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작은 행동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일관되게 반복되는 힘들고 지루한 옵션 B를 외면하고 싶을 뿐인 것이다.

 

필자는 옵션 B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 가지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한 번씩 멈추고 시작한 곳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보기 위해 돌아보지 않으면서 그저 지평선 넘어 여전히 먼 곳에 있는 목표에만 너무 집중하곤 한다는 것이다.

 

매일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점증적인 변화를 계속 추적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지루한 선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볼 수 있을 것이고 단기적인 지루함은 장기적인 흥미진진함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두 글은 공히 변화는 쉽지 않지만 해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다만, 너무 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변화에는 언제나 그것을 방해 또는 거부하는 체인지 몬스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조직이든 혹은 내 마음이든지 간에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에 나서야 한다. 일단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지루하고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Carl Richards 의 말처럼 가끔 되돌아보면서 가면 그리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I dare you to try it too and see what happens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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