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3월

슬픔과 행복이 공존하는 계절

by 제인

나는 봄이 시작되는 3월을 싫어한다.

처음부터 싫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2001년 3월 이후부터 봄이 싫었다.

이맘때쯤 되면 봄이 오는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우울했었다.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유를 알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의 어느 날이었다.

3월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기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왜 봄이 오는 냄새만 맡아도 싫었는지 3월 내내 기분이 울적했는지 모를 일이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았다며 자랑하는 친구가 부러웠을까? 가족과 나들이 가는 친구들이 부러웠을까? 아니면 늦게까지 공부를 하면 데리러 오는 아버지가 계신 것이 부러웠을까?

어느 날 동생이 술을 잔뜩 마시고 와서는 자기는 아버지가 없는 게 서럽다고 한 말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슬펐기 때문일까?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 아버지 돌아가신 것을 모를 정도로 내가 밝게 지낸다는 말을 듣고 슬픔을 표현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였기 때문일까?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렇게 나는 3월이 되면 기분이 울적한 마음을 애써 달래곤 하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너무 싫었다.

이유 모를 울적함에 혼자서 청승맞게 지내다가 외로움에 사무치며 울기도 했던 그런 날이 매년 반복되기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더 이상은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는다.

나의 보물이 3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더 이상 슬퍼하지 말라고 보내셨을까?

이제는 매년 3월이 되면 아이의 생일을 챙기느라 분주하고 아버지의 기일에는 가족과 함께 찾아간다. 행복한 모습을 아버지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늘 생각하면 안쓰럽고 보고 싶어 눈물이 나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봄 냄새가 나면 아이와 함께 할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아이의 웃는 모습에 절로 행복한 기분이 든다.

더 이상 3월의 봄이 싫지 않게 되었다.

매년 찾아보는 아이의 생일인 3월을 기쁘게 기다리는 것은 나에게 생소한 경험이다.

여전히 아버지가 그립고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나의 보물인 아이 때문이 아닐까?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주는 아이가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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