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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청년 Feb 21. 2019

열아홉 인생도 내 인생이었습니다

시작하며

     우리나라 10대들은 불행하다. 우리의 10대도 불행했다. 피로에 절어 살고, 자유 잃은 압박 속에 살았다. 서울대 한번 가보겠다고 수억짜리 사교육을 받으며 사는 아이부터, 하루 종일 PC방만 있는 아이까지. 누구 하나 행복한 인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10대 인생은 파탄 난지 오래다. 그 무거운 압박 속에서 정신병에 걸려 미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하지만 이 나라의 어른들은 끈질기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대를 바라고, 1등을 바라고, 공부를 바란다. 조금만 참으면, 일단 대학에만 가면 행복해질 거라고 말한다. 그날이 오면 나(부모)에게 고마워할 거라고. 그때 가면 원하는 것 다 할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속아 대학을 갔다. 그리고 거짓말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자란 우리들이 대학에 가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돈 모아 해외여행을 가서 인스타에 사진이나 올리며 그 순간 '난 자유로워,' '난 행복해'하고 스스로 믿고, '좋아요' 수로 인정받는 것뿐이었다. 대학에 갔다고 해서 우리 인생의 그 어떤 부분도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서점에 있는 청소년 자기계발서는 온통 서울대 가는 법이며 공부 잘하는 법에 대한 얘기들 뿐이다. 과연 이것이 우리 10대에게 필요한 말인가. 우리가 우리 동생들에게 남겨줄 말인가.


     난 명문고를 나왔다. 내가 입학할 당시 한일고는 서울대 합격률 전국 1위였다. 당연히 합격했을 때 축하받았고, 많은 부러움을 샀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를 대단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깨달았다. 명문고, 명문대 합격은 내 인생을 행복하게도, 가치 있게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그것만을 위해 달려온 인생은 끝내 허망함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렇게 살기를 말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이 나라의 10대들은 이유도 모른 채 명문고, 명문대에 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뭔가 잘못됐다.


    10대에게 중요한 건 시험을 잘 보거나, 자사고, 서울대를 합격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성적과 대학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고, 그 꿈에 다가가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열아홉 인생도 소중한 인생이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에게도, 중학생, 고등학생에게도 인생이 있다. '참고 견뎌라'라는 말에 짓밟힐 시간이 아니다. 남들 시선에 발목 잡혀 비교당하며 불행하게 살 시간이 아니다. 꿈을 찾고 이루며 자유롭고 재밌어야 할 소중한 시간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10대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우리 동생들에게 해줘야 할 말은 무엇인가. 서울대 합격 비법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하는 가도 아니다. 대한민국을 살아온 우리가 모두 느꼈지만 하지 않았던 그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건 나의 서울대 탈락기이자, 인생 성공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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