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왜 감정을 팔고, 고객은 감정으로 기억하는가

이현승의 마케팅 인사이트 ep.06

by 이현승


병의원 마케팅을 10년 넘게 해오면서 깨달은 가장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얼마 나 잘 설명하느냐'가 승부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깊이 공감하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과거에 제가 담당했던 한 치과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처음에는 "임플란트 20년 경력", " 첨단 장비 보유" 같은 메시지로 광고를 했습니다. 반응이 미미했죠. 그런데 카피를 "음식 을 씹을 때마다 조심스러워지시나요?"로 바꾸자 상담 문의가 약 3배 늘었습니다. 똑같은 의사, 똑같은 진료인데 말이에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첫 번째 메시지는 정보였고, 두 번째 메시지는 경험이었거 든요. 정보는 경쟁사와 비교당하지만, 경험은 개인의 마음속에서 각인됩니다.



정보는 비교당하고, 감정은 각인된다


제가 수백 개의 병의원 마케팅을 해보며 확신하게 된 건, 환자들은 치료 실력을 비교하 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비교할 수도 없거든요. 대신 "이 병원이 나를 이해한다"는 느 낌으로 선택합니다.


작년에 한 치과에서 "당일 임플란트" 광고를 하다가 반응이 없어서 저에게 상담을 요청 했습니다. 제가 제안한 건 완전히 다른 접근이었어요. "임플란트를 망설이는 진짜 이유는 아픔이 아니라 후회일 겁니다"라는 느낌의 메시지로 바꾸자, 예약률이 즉시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게 바로 감정 마케팅의 힘입니다. 사람들은 기술적 정보보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읽 어주는 메시지에 반응해요. 정보는 머리로 판단하지만, 감정은 가슴으로 결정하거든요.


또 다른 사례로, 한 소아치과에서는 "무통 치료"를 강조했는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반응 이 시원찮았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가 또 가고 싶어하는 치과”라는 메시지로 바꿨더니, 기다렸다는 듯 예약이 폭주하기 시작했죠. 부모들이 정작 원했던 건 무통이 아니라 내 아이의 행복한 표정이었던 거죠.



환자의 감정 여정을 따라가기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발견한 환자들의 공통된 감정 패턴이 있습니 다. "아프다 → 미룬다 → 걱정된다 → 결심한다"의 4단계예요.


'아픈' 단계에서는 "아, 이 사람들이 내 상황을 정확히 안다"는 인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는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그 통증, 알고 있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효과적이에요.


'미루는' 단계에서는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이 필요해요. "6개월째 치과 가야 지 하면서도 못 가고 계신가요?" 같은 공감 메시지가 좋습니다. '걱정하는' 단계에서는 "여기서는 안전할 것 같다"는 신뢰가 필요하고, 마지막에 "여기가 최선이다"라는 확신이 필요하죠.


제가 어떠한 콘텐츠를 만들 때는 이 4단계를 반드시 고려합니다. 대부분의 병의원들이 바로 4단계(확신)로 뛰어가려고 하는데, 그러면 환자들은 부담스러워해요. 감정의 순서를 무시하면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공허하게 들립니다.



공감은 말로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치과들이 "환자 중심 진료", "따뜻한 병원"이라고 자기소개를 합니다. 그 런데 이런 말들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요. 공감을 말로 하는 순간, 그건 이미 설득이 되 어버리거든요.


진짜 공감은 다르게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잇몸에서 피가 납니다"가 아니라 "양치할 때 마다 거울 보기가 무서워지죠"라고 말하는 거예요. 후자가 훨씬 강력한 이유는 그것이 환자의 실제 하루를 들여다본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한 치과에서 원장님의 진솔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치료 결과보다는 진료를 대하 는 철학과 고민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했는데요. 환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결과 보다 그 과정과 태도에 더 깊이 공감한 것이죠.”


진정한 공감은 환자가 말하지 않은 마음까지 읽어주는 것입니다. "치료가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환자 뒤에는 "혹시 실패하면 어쩌지", "돈이 아까우면 어쩌지", "더 아프면 어쩌지" 라는 숨겨진 걱정들이 있어요. 이 부분까지 건드려줘야 진짜 공감이 됩니다.



치료가 아니라 안도를 판다


다년간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핵심이 있습니다. 환자들이 정말 원하는 건 '완벽한 치료'가 아니라 '마음의 안도'라는 거예요.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그 느낌 말입니다.


실제로 저희가 진행한 한 치과에서는 "치료 결과 보장"보다 "치료 과정 투명 공개"가 훨 씬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환자들은 결과의 완벽함보다 과정의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생 각하더라고요.


한번은 어떤 치과에서 "성공률 00%, 00보장"이라는 메시지를 썼는데 반응이 별로였어요. 그래서 "치료 중간중간 궁금한 것들, 언제든 물어보세요"로 바꿨더니 상담 예약이 늘었습 니다. 숫자보다 소통에 더 안도감을 느끼는 거예요.


치과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 브랜드가 마찬가지입니다. 환자들은 의학적 완벽함보다 인간 적 따뜻함을 먼저 확인하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마다 먼저 묻습니다. "원장님,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집에 갈 때 어떤 기분을 가져가면 좋겠어요?" 이 질문의 답에서 모든 마케팅 전략이 시작됩니다.



브랜드는 감정의 잔상을 남긴다


마케팅을 오래 하다 보니 확실해진 게 있어요. 사람들은 광고 문구는 기억 안 하지만,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오래 기억한다는 겁니다.


"첨단 장비"라는 말은 일주일 후면 잊히지만, "드디어 크게 웃을 수 있겠네요"라는 문장 이 준 설렘은 몇 개월 후에도 남아있어요. 그래서 병의원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 엇을 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감정을 남길 것인가'입니다.


환자들은 치료받은 치과가 아니라 '자신을 알아봐준 곳'을 기억합니다. 이건 첨단 장비로 도, 의료진 경력으로도 줄 수 없는 경험이에요. 오직 진심 어린 공감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최근에 한 치과에서 "5년 보장"이라는 혜택을 내세웠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 데 "5년 후에도 여전히 환하게 웃고 계실 모습이 벌써 기대됩니다"라는 메시지로 바꾸자 문의가 몰렸습니다. 똑같은 보장이지만, 하나는 계약이고 하나는 약속이었던 거죠.


결국 성공하는 치과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하나예요. 환자의 마음을 먼저 치료한다는 것. 그다음에야 치아를 치료합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예요. 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감정을 전 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말합니다. "브랜드는 어떤 감정을 팔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감정이 곧 경쟁력이 되었으니까요.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그건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제가 직접 진단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액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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