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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Aug 28. 2017

미디어커머스 정의와 큐레이션 - 미디어커머스란 무엇인가

미디어커머스 제(멋)대로 헤집어보기 #1

미디어커머스 주제로 칼럼을 연재합니다. 쓰고 싶은데 아무도 쓰라 하지 않길래 그냥 제가 씁니다. 방송국 프로덕션 연출부로 시작해 인터넷 비즈니스에 몸담은 세월 더하니 20년인데, 그중 이커머스가 16년 정도 됩니다. 지금 회사에서는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요. 그래서 입은 좀 대보고 싶었습니다. 제목은 ‘미디어커머스 제(멋)대로 헤집어보기’입니다. ‘제대로’ 헤집고 싶지만 개인의 경험과 주관을 따라가 ‘제멋대로’입니다.



마케팅이냐 세일즈냐


혹해서 산다는 말이 있다. 몰라서 못산다는 말도 있다.

상품이나 브랜드를 팔고자 하는 이들에게 마케팅은 이 두 가지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갖고 싶게 만들고, 그래서 최대한 제값을 받고 팔려는 행위다.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 환경에서 이런 마케팅 행위는 주로 미디어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마케팅 행위의 결론인 ‘판매'는 매장에서 수행됐다.

이렇게 마케팅은 미디어, 판매는 매장이 주무대였다.


그러다 이커머스가 활발해지면서 이 구분이 점차 직접적이고 가시적으로 흔들렸다.  

인터넷과 인터랙티브라는 시장의 기계적 특성 때문에 경계가 무너졌다.

SA(검색광고), DA(디스플레이 광고), Meta Commerce(가격비교)는 이커머스에서 기본적인 마케팅과 광고 수단이지만, 판매의 측면에서 이들은 매장과 구매에 곧바로 맞닿아있다.

이커머스 특히 모바일커머스와 SNS에서는 마케팅과 판매의 전선이 뒤섞여 있다. 마케팅의 미디어, 판매의 매장이 서로 영역을 넘나든다.


미디어커머스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지나는 지점이 콘텐트와 채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케팅 관점과 세일즈 관점이 뒤섞여 때로는 혼란스럽다. 그러나 이는 미디어커머스라는 주제가 일으킨 균열이 아니다. 이커머스의 유통 환경이 태생적으로 갖는 특징이다. 이러한 경계의 혼란과 균열이 미디어커머스가 탄생할 수 있는 자궁 같은 역할을 한다. 미디어커머스로 글을 열면서 시작을 위와 같이 쓴 이유다.


미디어커머스의 정의와 큐레이션


이쯤에서 그래서 나는 미디어커머스를 이렇게 정의했다.


미디어커머스(Media Commerce)란, 콘텐트를 활용해 고객에게 큐레이션하는 이커머스 유통 방식.


미디어커머스(Media Commerce)의 정의

어쩔 수 없이 예전부터 하던 이야기를 짧게라도 재론해야겠다.

<eCommerce Value Circle 이론> 이다.

학문적 근거가 전혀없고 업계에서조차 무관심한 나만의 주장이기에, 사내 보고서에 막 넣었다간 망신살 뻗칠지 모르는 무서운 이론이다.  

이를 주제로 한 본격적인 칼럼은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으니 여기선 Value Circle 그림 하나로 요약하고 전문은 건너뛴다. 그러나 이를 읽지 않으면 이하 이어지는 글의 내용에 이해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제발 읽어달라는 말이다.


eCommerce Value Circle Theory


아무튼 이커머스의 가치 구조와 위계는 위 그림과 같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하면서 밸류 써클의 레이어를 하나 더 찾을 수 있다. 신뢰, 구색, 가격보다 강하진 않지만 그에 준할 만큼 강력하다. 이를 나는 신뢰 2.0이라고도 부른다. 또다른 차원의 신뢰라서다. 내 돈을 떼먹지 않는다는 일차원적 신뢰가 아니라, 내 시간을 쓸데없이 떼먹지 않는다는 신뢰, ‘이들이 내게 해준 제안이 적절하다’는 신뢰다. 그래서 내가 또다른 많은 곳을 헤매지 않도록 해주는 가치다. 사람들에겐 소비 피로도도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 제안이 큐레이션(Curation)이고, 이 가치가 큐레이션의 가치다.


eCommerce Value 와 Curation


쇼핑의 유형과 큐레이션, 그리고 미디어커머스


이커머스에서 쇼핑의 유형은 여러 관점으로 나눌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목적형 쇼핑과 발견형 쇼핑으로 나눠보려 한다. 위에서 말한 큐레이션을 이렇게 나눠보면, 미디어커머스의 의미를 색다른 경로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형 쇼핑에서는 고객이 구매할 상품과 목적이 뚜렷하고, 능동적이며, 플랫폼의 큐레이션은 정확한 기계적 성능에 충실하면 된다. 당연히 큐레이션의 역할도 기능 중심이다.  

반면 발견형 쇼핑에서는 고객이 구매의 대상, 혹은 구매의 동기조차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무엇을 어떻게 제안받느냐에 따라 최종 구매결정이 바뀔 수 있다. 심지어 구매 동기가 전혀 없었지만 강력한 제안을 만나면 고객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명언, ‘어머 이건 꼭 사야 돼'


결국 기능 중심의 목적형 쇼핑보다, 콘텐트 중심의 발견형 쇼핑에서 큐레이션의 가치는 더 절실하다.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발견형 쇼핑에서도 기능 중심의 요소가 점차 강조되지만, 그것은 전시의 형태까지다. 고객을 설득해 구매전환에 이르기까지가 발견형 쇼핑의 완성이라면 콘텐트가 승부를 가르게 마련이다. 오히려 전시노출 알고리즘은 발견형 쇼핑에서 콘텐트를 보다 적절히 실어나르는 큐레이션의 이동수단 역할이다.


이런 이야기의 흐름 끝에, 나는 아래 그림의 물음표 자리에 미디어커머스를 채웠다.


쇼핑의 유형과 큐레이션, 그리고 미디어커머스


오늘은 여기까지. 연재 2편의 주제는 ‘미디어커머스의 콘텐트’다. 언제 쓸지 몰라도 쓰긴 쓴다. 이렇게 말이라도 던져놓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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