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시
<꽃은 자신이 왜 피는지도 모르고>
사춘기 딸아이는
화장을 한다.
거울을 본다.
다이어트를 한다.
말랐는데, 뚱뚱하냐고
예쁜데, 못생겼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묻는다.
지치지 않고
내 손의 주름은 늘어나고
거울을 보다가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꽃은 언제 졌는지도 모르고,
잔소리 많은 엄마로,
아내로.
배꼽티를 입고 똥배가 살짝 나온 것 같다며
거울 앞에서 몸을 돌려보던 때가 있었다.
마신 컵,
벗은 옷,
조용히 가족들의 흔적을 치워 나가며,
안간힘으로 피어나려는 꽃을
힘차게 받치고 있다.
나의 인생을 너에게 바치려고
난 그렇게 피웠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