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고집부린다고 안 될 일이 될 리 있니? 하기로 결심했다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고집이 필요하지 않겠니? 고집을 세워야 할지, 내려놓아야 할지를 감각적으로 찾아보자. 한 분야에 프로가 되기 위한 고집은, 확실한 바탕이 있어야 할 텐데.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신과 타인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하자. 제아무리 성공을 맛본 사람이라도, 돌아오는 모든 것에 책임지고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 단독으로 진행하는 일이 아니라면, 독단으로 처리할 수 없잖아. 자기 확신을 착각했다가는, 난리를 겪어야 할 거야.
고집과 아집을 구분할 줄만 알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에게 지침을 전하려는 건 아니고, 우리만의 가이드라인을 같이 그려 보자. 신념으로 둔갑시키는 경우, 맹목적인 아집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더라. “잘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습니다.”라고 코미디언 이경규는 여러 방송을 통해 말했어. 아집에 갇혀 버린 사람들. 자신을 스스로 가둔 사람들은 하다 하다 남까지 가두려 하니까. 아집과 독선에 빠지는 일은 그만큼 끔찍한 거지.
세상은 결코 자기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잖아. 달떠 설치지 말고, 격정적이지 않은 침착함으로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는지? 자기 일에 고집스러우면서 자유분방하기는 쉽지 않겠지? 고집스러운 철학이 긍정적으로 발휘된다면, 안하무인이 되지 않고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을 테지. 굳센 버팀의 순기능을 떠올려 볼까?
물방울 화가 김창열은 반백 년 동안 물방울만 그렸어. 그가 그린 수많은 물방울 중 똑같은 물방울은 하나도 없더라. 그의 집념이 남기고 간 빛을 경이의 눈으로 보며…열정에도 재능이 필요하다고 사무치게 느껴. 고집이 집념이 되고 기백이 된다면, 한눈팔지 않는 고집 하나는 세워봐도 괜찮지 싶어. 다만 고집불통의 사람이 되지 않기로 해. 각각의 선택과 시간을 지켜준 우리니까. 서로에 대한 신뢰만큼,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신뢰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