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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송 박현우 Nov 26. 2016

博約齋通信文

12호(2016. 11. 26.)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 아들의 결혼식이 11시에 있어 강남에 다녀오다 SETEC에서 열리고 있는 茶文化大殿에 다녀왔습니다. 


동양에서 茶는 예로부터 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음료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래서 茶禪一如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신수양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차를 마시던 찻자리에는 차만 있지 않고 꽃도 함께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름하여 茶花. 찻자리 꽃. 부산에서 오랫동안 사시면서 차화를 생활하고 하고 교육도 하셨던 수화 박종수 선생님을 통해서 茶花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다도에서는 차를 마시는 자리에 꼭 꽃을 꽂는다고 하던데 그러한 전통도 우리나라에서 건너가 일본식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하네요.


그 분이 소개시켜 준 옆가게의 도예가를 통해서는 일본다도의 차화이론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여성 도예가분을 통해서 일본에서 茶花의 이론을 체계화 시킨 분의 이야기를 어느 여자 도예가 분이 소상히 말씀을 해 주셔서 잘 듣고 왔는데 전하려고 하니 생각이 잘 안나 혹시 기억을 회생시킬만한 문장이 있는가 하여 검색을 했더니 그런 내용은 검색이 되지 않고, 「四季節茶花」라는 책만 검색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四季節茶花」라는 책을 검색하고 나니 이제야 생각이 나서 생각나는 대로 옮겨 봅니다. 

“찻자리에 꽃은 화려하지 않은 것이 좋고, 

향기가 짙지 않은 것이 좋고, 

꽃을 꺾으러 가면 꽃도 자기를 헤치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엄청 두려워하고 놀라워하므로 꽃에게

 ‘어짜피 내가 꺽지 않아도 너는 몇일 지나면

시들어 죽을 것이지 않니? 내가 너를 꺾어 가서 잘 관리해주면서 

자리를 멋있게 꾸며주는 용도로 쓰이게 해 줄 것이니 걱정 말고 함께 가자‘라고 말을 해 주고 꺾어 오고,

꽃은 맨 위나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는 것을 꺽지 말고

아래에 잘 드러나지 않은 곳에 있는 꺾어서 사용한다.”


우리 선조들은 차 한자 마시면서도 격조 있게 차를 마셨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이영무라는 분은 밀납을 이용하여 매화와 똑같이 재현한 윤회매輪廻梅를  다음이라는 분이 재현하여 작년에 전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윤회매輪廻梅란 밀랍을 갖고 매화꽃을 만들어 꽃아 놓으니 벌과 나비가 꿀을 따러 날아오는 모습이 인생의 윤회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차, 찻자리, 차화, 윤회매, 음악. 격조 있는 삶이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예와 정신이 담겨진 예술을 통하여 정신세계를 추구하며 여유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茶 한잔에 깃든 행복

                         自雲  朴賢雨 (2009. 6. 10.)


茶를 마시기 위해

물을 준비하고

물을 끊이며

솔바람 소리 듣는다.

                              

찻잔과 다관

더운물로 헹구며

石間水 

떨어지는 소리 듣는다.


茶와 물이 만나

서로를 품으며

만들어 낸

연한 풀색의

향기로운 茶香이

코끝에 

은은히 전해진다.


물소리

바람소리 

은은한 빛깔의 茶色

그윽한 茶香氣

                                        

茶色 가득한

茶 한잔에

물소리

바람소리

茶香이

어우러져

幸福이 깃든다. 


茶 한잔에

幸福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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