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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송 박현우 Apr 12. 2017

博約齋通信文

13호(2017. 4. 12.)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왔다.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왔다.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왔음이 분명하다.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면 

하늘이 애타게 그리는 고향이 아니면 

그렇게 하늘을 향해 뻗칠 수가 없다.

자기키의 서너 배의 뿌리를 땅에 깊게 내림은

고향 하늘로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한 향수병의 절규이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향의 노력이다.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왔음이 분명하다.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으면

땅에 뿌리를 그렇게 깊게 내리고

하늘로 돌아가기 위한 절규를 할 이유가 없기에.

나무는 하늘에서 내려왔음이 분명하다.



짤막한 한편의 시를 쓰다 박희진님의 <지상의 소나무>라는 시가 생각이 났다.

<지상의 소나무> 

박희진

지상의 소나무는 하늘로 뻗어가고 

하늘의 소나무는 지상으로 뻗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그윽한 향기 인다 신묘한 소리 난다 

지상의 물은 하늘로 흘러가고 

하늘의 물은 지상으로 흘러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무지개 선다 영생의 무지개가 

지상의 바람은 하늘로 불어가고 

하늘의 바람은 지상으로 불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해가 씻기운다 이글이글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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