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하기 #1
어느 분야든 많은 경험이 쌓인 후에 어떤 식으로라도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 깊게 공부하고 알아보면 알수록 물론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든 역치라는 것은 있을 것이고 수준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높은 수준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고통이 필요하기에 그 단계까지 올라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상황을 돌파하지 못하고 지겨워하게 되면 정체기가 시작되며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나는 13년의 회사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회사들이 적절한 시기가 되면 팀이나 부서를 옮겨주기도 한다. 그만큼 혼자서는 이 정체기를 이겨내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고는 큰 벽을 느끼며 불안을 초대하곤 한다.
정체기를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잠시 동안 모든 걸 놓고 휴식을 가지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초심을 찾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새로움에서 오는 자극을 느끼는 것이다. 내 세계에서만 갇혀 있는 나의 한계를 와장창 깨버리고, 신입생이 된 것만 같은 느낌으로 새로운 걸 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예전엔 전혀 관심 없는 분야라고 생각했고, 사실 지금 설명을 들으면서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있지만, 그래도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살아온 세계 이외에도 모두가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 다른 세계가 있는 것만 같다. 내 우매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깨달음의 기회이며, 나를 양 사방에서 묶고 있던 모든 사슬을 끊어버리고 탈출하는 기회이다.
운이 좋아서 관련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완전히 다르기도 한 분야의 공장에 견학(?)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실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던, 이 업계에서는 당연히 해야 되는 한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공장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걸 담당하는 사람들의 진지하고 살아있는 눈빛은 나에겐 큰 감동이었다. 한동안 나 스스로도 정체되어 있는지 그 사람들의 열정 넘치는 기운은 꽤나 큰 충격으로도 다가왔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벌써 새롭게 시작한 일이 2년 정도 되었다고 슬슬 매너리즘을 느끼기 시작했는가 보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인 것 같다. 나에게 찾아온 이 행운을 놓치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