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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유 Nov 21. 2020

젊은 것들이 눈이 높아 집을 못 산다는 주장에 대하여

내 주제라는 게 있다면 화약처럼 난 그냥 깨부시고 싶어!!

BGM: 빈지노 - Break


요즘 젊은 것들이 눈이 높아 주제에 맞는 집을 안 골라 집을 못 사는 거라는 댓글을 봤다. 어디 경기도 외곽만 봐도 안 올랐으니 거기 가서 살란다ㅋㅋㅋㅋㅋㅋ 그놈의 주제가 뭐죠?


원래 이렇지 않았다. 원래 우리 정도의 맞벌이 부부면, 영끌은커녕 어느 정도 모아둔 돈과 약간의 대출만으로 교통편 나쁘고 오래됐을지언정 신혼부부에겐 손색없는 2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뭐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그랜드한 집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았다(명일동 래미안이라든가, 종로 경희궁의 아침이라든가,,^^). 그냥, 그 소박한 아파트 정도가 원래 우리 계획이었다. 근데 갑자기 그 모든 안 좋은 조건은 다 갖춘 20평대 아파트가 미친 듯이 비싸졌다. 동시에 우리 수준에서 땡길 수 있는 대출은 줄었다. 우리가 살아온 과정들, 현재의 삶을 갖기까지 노력했던 것들은 그대로인데, 집값과 대출 한도만 갑자기 달라져버렸다.


주제를 모른다고? 말도 안 되게 규제만 내려 금지와 금지가 부딪혀 난리가 난 정책들로 인해 세워둔 인생 계획이 무너져가는 걸 지켜만 보다 결국 전세에서도 쫓겨나 한달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월세로 갖다 바치고 사는 게 내 주제를 아는 행동인가?


술값 좀 쓴다 썼다고 트집 잡는데 없는 재산에 빚내서 술마신 것도 아니고 저축 잘하고 남는 돈으로 술마신게 문제냐, 저축해봤자 금리 1%고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40%에 1억이상 받은 신용대출을 집샀다고 회수해버리는 와중에 어제 5억이던 노도강 금관구에 26평 아파트가 오늘은 5억 5천인 상황이 문제냐?


눈 낮출줄 모른다고 훈계하는 양반들보다야 우리 세대가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내 주제에 맞게 잘 살거니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갈길가세요. 아,,, 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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