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갑작스런 경기에 대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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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심지어 쭈니 본인도!) 예상할 수 없기에, '늘 긴장 상태로 살아야 하는 거냐' 걱정이 될 수도 있으실 텐데요. 요즘은 성질을 내기 위한 경기(잡으면 멈추고 아주 짧게 함)가 대부분입니다. 어릴 때는 경기가 안 멎어서 구급차를 타고 실려 간 적도 꽤 있었고요. 2~3년 전에는 폐렴으로 3번 정도 그렇게 실려 가기도 했어요. 그럴 때는 동생을 다시는 못 보는 거 아닐까 걱정이 될 만큼 심각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사를 한 대 맞으면 잠들고, 깨어나면 금방 괜찮아지기에 경기 증상 자체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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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원인은 비 오는 날일 경우가 제일 많아요. 어머니 말씀으로는 비 오는 날에(특히 천둥번개 치는 날) 뇌에 경기파가 흘러서 경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요. 실제로 비 오는 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많고요. (이건 아직도 신기한 사실입니다.) 그 외에는 엄마나 누나에게 삐졌을 때(둘만 데이트한 날), 재활치료 다녀와서 몸이 힘든 날 등 본인 심기 거슬리는 날에 경기를 많이 하죠.ㅋㅋㅋ 본인에게 조금만 소홀한 것 같으면 귀신같이 반응하는 동생이 귀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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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경기를 하고 나서 2~3일은 컨디션이 올라오게끔 동생 옆에서 케어를 (눈에 띄게ㅋㅋ) 열심히 하는 편이고요. 오빠, 아빠도 손을 잡아주거나 뭘 먹인다거나 손발이 차게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 이불을 덮어주는 등 온 가족이 신경을 씁니다! 엄마를 보며 웃거나, 궁딩이를 흔들거나, 잘 먹고 잘 싸면 컨디션이 다 올라왔다고 판단해요. 너무 안 자도 경기를 하고, 배고프거나 배가 아프거나 변비가 있을 때도 경기를 하다 보니.. 사는 동안 거의 매일 동생 컨디션에 신경 쓰며 살았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 새삼 그렇네요! 지금 글 쓰다가도 동생 기침 소리가 나서 좀 두드려 주고 다시 왔습니다.ㅎㅎ
동생이 너무 예쁜 아이라, 힘든지도 모르고 당연하게 그러고 살았네요. 동생 돌보느라 잠과 늘 싸우시는 우리 어머니가 제일 고생이시죠. 동생이 아픈 후엔 꼭 엄마가 몸살이 나기도 하고요. 이러나저러나 "쭈니가 안 아프면 다 됐다"는 어머니와 가족들입니다 :)
*어머니의 감상평*
우리 집 일상의 중심에 늘 아픈 쭈니가 있고 엄마인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고 젤 신경 쓰고 사는 일이라 바쁜지 힘든지도 가끔은 잊고 살았지만~~~~
지켜보아야 하는 누나로서의 삶도 아프고 힘들 거라는 사실이 새삼 미안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늘 언제나 옆에 다가와 바쁠 때 아플 때 함께 캐어해주고 도와주는 우리 딸이 참 고맙습니다.
많은 힘이 됩니다. 내 삶의 에너지원입니다.
글로 보니 아픈 아들이 겁나는 환자처럼 느껴지지만, 오랜 세월동안 쌓아온 우리만의 시그널로 위기가 와도 잘 넘기며 서로 잘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