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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Sep 22. 2022

전세 하락세? 내가 원하는 집은 올랐더라


여러 언론에서 전셋값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그럴듯한 수치도 곁들여서 말이다. ‘역전세’라는 말까지 나왔다. 전세 수요자가 줄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기사에 달린 댓글의 반응은 정반대다. 현상을 평가하는 잣대는 다를 수밖에 없지만, 어찌 이렇게 차이가 클까. 최근 전세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 부동산 방문, 변호사 자문 등 많은 방법으로 매물을 알아보았다. 결론은 하나였다. 전셋값이 내려갔다는데 마음에 드는 집값은 올랐다.


ㅣ정말로 전셋값이 떨어졌을까ㅣ

언론에서 나오는 전세 하락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떨어지긴 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 내외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임대차 시장에 전월세 매물은 넘치지만 금리인상으로 신규 수요가 줄었다. 하지만 그간 상승 규모를 고려하면 정말로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가령 약 2년전보다 1억원 오른 뒤 가장 최근 1,000만원 하락했다고 하면 실수요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있을지 의문이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으로 목돈을 구하기가 점점 쉽지 않은 시점이다. 전셋값 하락 자체를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오른 폭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전세를 구해야 하는 이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ㅣ전셋값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ㅣ

물론 전셋값이 떨어진 곳이 일부 있다. 하지만 같은 평수의 비슷한 수리 상태의 매물이 많아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다. 경기도 분당구에서 나란히 붙어 있는 세 지역엔 약 14평대의 전세 매물이 매우 많이 나와 있다. 때문에 일부 임대인들은 첫 번째 가격보다 1,000~3,000만원 내리기도 한다. 매물이 빨리 빠져야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언급하는 ‘역전세’가 맞긴 하다.


하지만 한 지역의 올 초 특정 평수의 전세 시세가 2억원대 초반이었는데 최근 2억 9,000만원에 내놓은 임대인이 빠른 매매를 위해 2억 7,000만원까지 내린 것을 두고 전셋값 하락이라고 할 수 있을지엔 의문부호가 따른다. 물론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을 떨어뜨리면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떨어지면 저가 매매의 기회를 노리던 전세 수요자가 적극적으로 나서 전셋값은 다시 오를 수 있다. 이미 올 초 대비 약 40% 오른 전셋값이 잠시 5~10% 하락한 것을 두고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기엔 어폐가 있다.


ㅣ내가 원하는 집은 올랐더라ㅣ

넉넉한 평수에 좋은 전망, 훌륭한 인프라, 역세권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아파트는 누구나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오른다. 가령 수도권의 한 역세권 아파트는 약 2년전 3억원 후반~4억원 초반이었다. 과연 그 집의 전셋값은 떨어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5억4,000만원~6억5,000만원의 호가가 형성됐으며 실제로 이 가격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보다 역에서 멀고 인프라가 부족하더라도 주변 매물의 전세 가격 역시 상승했다. 사람의 눈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 보이는 아파트는 남도 좋아 보이는 법이다. 아파트 전셋값은 그렇게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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