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이 일가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내 방에서 나는 종이 인형 놀이를 하다 그림을 그렸다
친구와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던 나는
아무하고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이 좋았다
하루 종일 그렇게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그리는지도 모른 채 무언가를 열심히 그렸다
흰 종이 위에서 만큼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집에 가족이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나에게는 더 안정감을 주었으니 나는 어른이 되어서 어떻게든 혼자 살려고 했다
어른의 나이가 되자 나에게 독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다른 나라에서
하지만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할 자신이 (솔직히 말하면 내보내 주지 않을 것이기에) 해외로 파견을 간다는 거짓말을 해 엄마는 반대했지만 아빠의 응원(?)을 받으며 집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득 찬 여행 케리어에 색연필을 넣었다
그림 그릴 때마다 좋은 소리 한번 해준 적이 없던 아빠가 일본 여행을 떠난 친구에게 부탁해 나를 위해 선물로 사다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