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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헤르쯔 Feb 01. 2022

마주하기

나에게는 나아지기는 했지만 끝나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는 내가 살아온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정도로 큰 일이었다.


열심히 지어놓은 내 집에 번개가 내리쳐 모든 게 망가져 버린 모습이었다.

내가 그리던 미래의 모습은 이것이 아닌데..

어째서 내게 이 고통이 찾아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이 현실이 내 사주의 문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신점을 보기도 하고 사주 풀이를 하기도 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그들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에

이 고통에는 분명 정답이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운이 좋아지는 방법들을 써봐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어가며 노력해도

현실에는 여전히 고통이 존재했다.


우울감도 커지고 잠을 자지 못하고 불안증세는 커지고 몸은 지쳐갔다.


나는 꼼짝달싹 못하게 양쪽 벽 사이에 납작하게 눌려 있었다.

내 앞의 큰 벽 하나가 더 이상 뒤로 갈 수 없는데도 자꾸만 나를 등 뒤의 벽으로 미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나는 가위에 눌리거나 심장이 조이는듯한 통증으로 인해 죽을 것 같다는 경험을 자주 했다


그런데 견디기 힘들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순간마다

이상하게도 이곳에 있어야 한다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고통을 피해 숨어버리는 게 아닌 이 고통이 찾아온 이유가

나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다.


고통 속에 들어가 있는 건 두렵고 정말 싫고 괴롭지만

외면하거나, 괜찮은 척하거나  벗어나려고 했던 과거의 나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면서

이제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는..

그러니 이제는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신호가 보였다.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괴로움 속에서도  번씩은 웃게 되는 일을 떠올리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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