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아무것도 안 하기
잠자는 시간외에는 계속 앉아있거나 서있는 시간이 길다.
최근 들어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지만 ‘좀 쉴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쉬려고 하면 이내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져 버린다. 생각해보면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걸 잘 못한다. 몸이 안 좋을 때조차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몸이 너무 아파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있었던 날이었다. 잠이 쏟아졌지만 이대로 잠들면 일어나지 못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상 위에 놓인 시계에서 또닥또닥 소리가 난다. 침대에 딱 붙어있던 몸을 억지로 떼어내듯 일으켜 어렵게 책상 앞에 가 앉았다.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약까지 먹어서인지 졸음이 밀려와 결국 책상 앞에서 헤드 빙을 하며 졸았다. 신기한 건 내가 졸고 있다는 사실을 헤드 빙을 하는 그 와중에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 되겠다 싶었다.
이럴 바엔 30분이라도 쉬는 게 나을 거 같았다.
그렇게 내 몸 같지 않은 몸을 바닥에 눕혔지만 순간 아차 싶었다. 내 오른손에는 핸드폰이 쥐어져 있었던 것이다. 쉰다고 했지만 분명 무의식 중에 딸려온 이 핸드폰을 볼게 뻔했다.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손과 시선은 스멀스멀 핸드폰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그 간질간질한 욕구를 억누르느라 고생 좀 했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 시간은 꾀나 흐른 거 같았다.
나에게서 나오는 잡음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주변이 고요했고 평온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얼마만일까?
근데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 보니 ‘나는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조급함 때문에 깊이 있게 시간을 쓰기보단 빨리빨리 하나라도 더 많이 해내려고 한건 아닐까 싶었다.
확실히 시간은 정말 너무 빠르게 흐른다. 시간과 함께 세상도 변화하고 그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나는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나는 시간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러니 흐르는 시간을 잡으려 하지 말고 내 시간을 살아야 한다. 멈춰있는 시간이 불안해도 가끔씩 내게 숨 쉴 시간을 주어야 한다.
지금도 꾸벅꾸벅 졸며 고군분투하는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