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어

제8화 무기력

by 작가 헤르쯔

왜 이러는 걸까?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내가 다람쥐라면 땅속으로 숨어 겨울잠을 자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을 머릿속으로 끝내는 상상을 하면서 난 꿈적도 안 하고 있다.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서 난 곧장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아이돌이 된 나.


아이돌이 된 내 모습에 눈물이 쏙 들어가고 주책맞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의 내 모습과 전~~ 혀 다른 세상에서 사는 존재하지 않는 나를 상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희미했던 십 대의 나를 꺼내 예쁘게 만들어 주고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실제론 음치에 박치에 음악적 소질이 전혀 없지만 상상 속의 나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 사랑받는 아이로 만들었다. 그리고 존멋탱 남자 친구와의 스캔들까지 상상으로 하이틴 소설 한 편을 쓴 거 같다.


중간중간 웃음이 나오고 막바지에 이르자 너무 좋은 나머지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이런 상상을 하는 스스로의 모습에서 그 시절 십 대 때의 내가 아직 살아있는 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 이런 감각들은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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