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의미 있어
한 번도 내 몸에 무언가를 새길 거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내 세대에는 타투가 아닌 문신이라고 말했는데, 누군가 문신을 했다고 하면 “네가 깡패냐!” 하는 소리를 들었다.
방송매체에서도 조직폭력배들의 문신한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때랑 달랐다. 미니멀하면서 귀엽고 아름다운 타투를 하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와 더불어 요즘 사람들 몸에 타투 하나씩은 있는 세대로 탈 바뀜 한 것이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옛날과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타투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타투를 해야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되었다.
가족에게는 비밀로 하고 말이다.
중년의 나이에 뭘 숨기나 싶지만.... 이 나이가 돼도 부모님 눈엔 아직 아이?이다. 말하는 순간 절대 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어디에 해야 눈에 띄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했다. 그렇게 옷으로 가릴 수도 있고 내 눈에도 잘 띄는 손목에 하기로 하고 아들이 태어난 날과 간단한 일러스트를 새겨 넣었다.
내가 타투를 한 곳은 아이와 함께 동반 출입이 가능했기에 나는 가기 전에 아이에게 계속 설명을 해 주었다. 도착해서 아이가 울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예쁜 누나들 덕분에 아이도 나도 기분 좋게 있을 수 있었다. 그 후로도 아이는 한동안 내 손목에 새겨진 타투를 보며 좋아했다.
나의 남편에게도 (일부러) 말하지 않았는데 사실 남편은 오랫동안 내가 타투를 한지도 몰랐다. 우연히 발견하고는 놀라 왜 했냔 듯이 쳐다봤지만 “이 몸은 내 것이지 네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니 뾰로통했다가 이내 자신은 목에다가 아이의 이름을 새기겠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행동을 할 때 주변 사람들 모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판단해서 행동했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 중 승자는 항상 상대방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그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즈음 타투에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이다. 뒤늦은 반항으로 보일 수도 있고 겉멋만 들었다거나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내 몸에 새긴 이 타투를 통해 난 누구의 것도 아님을 선포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아이의 탄생을 기록한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메시지가 있는 타투이다.